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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경기 진단, 다섯달째 '둔화 우려'...선·후행 지표로 본다면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0.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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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고물가는 길어지고 경기 둔화는 깊어진다. 올해 거세게 밀려든 복합위기의 선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4분기를 시작하면서 정부가 경제진단을 통해 우려하는 대목이다.

상반기 국제유가 급등이 우리나라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았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밀어닥친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 속 저성장을 심화시키는 불안변수로 자리 잡는 형국이다. 원화가치 하락이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를 부추기고 있고, 경기국면의 후행지표인 고용상황도 둔화세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겹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대외 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그린북 진단 때부터 5개월 연속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유지한 가운데 이달에는 ’수출회복세 약화‘라는 진단이 공식화됐다. 우리 경제의 핵심동력인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6월 이후 한 자릿수 오름폭으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화값 하락 등으로 수입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10일 기준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처음으로 300억달러까지 돌파했다.

수입물가 오름세는 빨간 불이 켜진 무역전선은 물론 상승률이 7, 8월 연속 5%대로 둔화된 소비자물가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3.3% 상승,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4.1%나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7월(-2.6%), 8월(-0.9%) 연속 하락했지만 세계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악으로 원화가치가 추락하면서 다시 수입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달 월평균 국제유가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90.95달러로 8월(96.63달러)보다 5.9%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매매기준으로 8월 1318.44원에서 지난달 1391.59원으로 5.5%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9.0% 뛰었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원화기준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하는데, 실제로 환율 요인을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8월보다 1.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 상승은 통상 1~3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달 들어서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1.6% 올라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2.2% 상승해 1500원까지 위협하고 있어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국제유가, 환율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소비자물가, 국제유가, 환율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경기 둔화 측면에서 고용상황의 알람 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내놓은 '9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38만90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70만7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월 증가 폭으로는 1999년(93만5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치이지만, 전월 기준으로 지난해 11월(55만3000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더욱이 6월(84만1000명), 7월(82만6000명), 8월(80만7000명)을 거치며 80만명대에서 줄어든 증가 폭은 지난달 70만명대로 내려서면서 둔화세가 커졌다.

특히 계절에 따라 일자리 수가 늘고 줄어드는 변수를 걷어내면 고용경기 하강이 드러난다. 지난달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만2000명 줄면서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취업자 수는 통상 후행적으로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만큼 이같은 둔화세는 지난 6월부터 이어진 당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을 주재하면서 "고용률(62.7%·9월 역대 최대) 등 전반적인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취업자 증가 폭은 소폭 둔화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취업자 증가에 따른 기저 효과, 경기 회복 약화 영향 등으로 상승 폭 둔화가 확대됐다고 분석하면서 “작년 고용회복 흐름이 마이너스 기저(지난해 4분기 평균 65.9% 증가)로 작용하는 가운데 고물가 지속, 금리인상, 수출증가세 둔화 등 하방요인 상존한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부터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년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도 함께 작용하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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