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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미·대중 경상수지 '최대의 희비'...올해 무역수지도 다르지 않으니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6.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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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과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의 경제적 거래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승용차 수출 증가에 힙입어 미국과의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내면서 대미국 경상수지 흑자는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난해 마지막 달에야 폐기한 탓에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이 급감하면서  대중국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298억3000만달러 흑자로 2021년(852억3000만달러) 대비 플러스(+) 폭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과의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와 최대 적자로 엇갈렸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사진=연합뉴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77억9000만달러로 전년(455억4000만달러)보다 48.9% 증가했다. 1998년 지역별 경상수지가 집계된 이래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대미 흑자다. 41년 만에 맞은 최악의 고물가에도 탄탄한 소비가 유지된 미국시장에서 승용차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대미 상품수지(순수출-순수입)가 역대 최대 흑자(563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수지 적자(-20억2000만달러)는 운송수지 흑자가 33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데 힘입어 전년(-40억9000만달러)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2005년(-33억달러) 이후 최소 적자 규모로 개선된 것이다. 배당수입이 늘어나면서 본원소득수지(137억9000만달러)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미 경상흑자 규모를 더욱 키웠다.

경상수지가 개선된 교역 지역은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난해 -178억달러로 지역별 수지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24년째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이어졌지만,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2010년(-326억달러) 이후 12년 만에 마이너스(-) 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EU는 2012년 15억달러 흑자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오다 10년 만인 지난해 흑자(70억달러)로 돌아섰다.

반면 동남아는 2021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흑자 규모(1023억달러)가 원자재 수입 확대에 따라 1년 새 802억달러로 줄어들어 2020년(792억달러) 수준으로 돌아갔고, 중남미는 배당수입 감소 영향으로 –16억달러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동과의 거래에서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수입 증가로 881억달러 적자를 기록, 2013년(-908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자규모가 커졌다.

무엇보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가 최악이었다. 21년 만에 적자 전환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낸 것이다. 2021년 234억1000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77억8000만달러 적자로 급반전했다. 한은은 “상품수지가 기계·정밀기기, 석유제품 등의 수출 감소와 원자재 등 수입 증가로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및 본원소득수지는 각각 운송지급 증가 및 배당수입 감소로 악화했는데, 대미 상황과는 정반대다.

상품 수출이 반도체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줄어들면서 1232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지만, 상품 수입은 화학공업제품 등 원자재 위주로 늘어나면서 1332억8000만달러로 10.2% 증가, 상품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운송비 지출도 늘어 운송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 또한 2021년 28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5억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2021년과 지난해 지역별 경상수지 증감 비교. [자료=한국은행 제공]
2021년과 지난해 지역별 경상수지 증감 비교. [자료=한국은행 제공]

대중국 경상수지 적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상품 수출이 급감했던 2001년(-7억6000만달러) 이후 처음인데, 최근 수출 여건이 한국에는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게 문제다. 2013년 대중 경상흑자가 5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흑자 규모는 점점 줄어들다가 2019년 26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173억달러로 쪼그라든 뒤 이듬해 234억달러로 반등했지만, 1년 새 최악의 적자로 급전직하한 것이다.

지난달까지 9개월째 이어지는 수출 감소세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한은은 ‘향후 수출여건 점검·경상수지 평가’ 분석을 통해 “중국의 성장세 약화, IT 경기 하락 등 경기적 요인에다 중국의 기술력 강화, 내수 중심의 성장구조 전환 등 구조적 요인이 가세하면서 대중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는데, 그 우려대로 대중 상품수지가 감소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국면이다. 구조적인 요인으로 볼 때 자본재·중간재 시장에서의 중국 자립도 상승과 이에 따른 한국과의 경쟁심화 등으로 대중 수출 여건이 점점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방역 빗장을 푼 지 반년이 돼가도록 중국의 리오프닝(오프라인 경제활동 재개) 효과까지 예상외로 더딘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 회복 속도는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최상과 최악으로 엇갈린 대미·대중 경상수지 명암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지구촌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독 미국의 내수가 여전히 탄탄한 탓에 미국과의 무역은 호조를 띠고, 한국의 중간재를 들여와 최종재를 만들어 내수와 수출에 활용하는 중국의 성장패턴이 예전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교역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품수지와 연동되는 통관기준 무역수지에서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치는 미국에 대해 143억달러 흑자, 중국과는 118억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소폭(-1.5%)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달 1~20일 잠정집계로는 18.4% 증가했다. 반면 대중국 수출은 지난달 20.8% 감소에 이어 이달 중순까지는 12.5% 감소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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