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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다시 적자로...본원소득수지 '잔인한 4월' 선방 의미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6.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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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가 ‘깜짝 흑자’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4월 상품수지가 7개월 만에 ‘불황형 흑자’로나마 반등했지만,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계절적인 요인에 해외여행까지 늘어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 올해 경상수지 누적 적자 폭은 5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 부진의 장기화 속에 지난해 흑자 규모에서 상품수지를 뛰어넘은 본원소득수지가 경기 둔화기에 경상 흑자 기조를 지켜내는 데 한층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게 됐다. 투자소득(배당·이자)과 임금 등의 유출입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가 ‘적자의 달’에 두드러진 선방을 보였기 때문이다. 11년 만에 가장 적은 적자 폭으로 ‘잔인한 4월’의 고비를 넘기면서 개선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다른 수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흑자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출입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7억9000만달러(1조원) 적자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월 역대 최대 적자(-42억1000만달러)에 이어 2월(-5억2000만달러)에도 마이너스를 기록,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에 갇혔던 경상수지는 3월 턱걸이 흑자(1억6000만달러)로 반짝 반등했지만 다시 뒷걸음질했다. 3월 경상수지는 잠정치 2억7000만달러 흑자에서 통관 무역통계가 수정되면서 1억6000만달러 흑자로 줄어들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4개 지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수지(-12억1000만달러), 본원소득수지(-9000만달러), 이전소득수지(-8000만달러)는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9월(7억5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반등했는데, 전년 동월 대비 수출(491억달러·-16.8%)과 수입(485억달러·-13.2%)이 모두 줄어들면서 나온 ‘불황형 흑자’로 평가된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5억달러) 악화 영향으로 지난해 4월 흑자(3억8000만달러) 이후 1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원소득수지 적자는 외국인 배당이 늘면서 3월 31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5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배당소득수지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적자 규모는 1년 전 30억달러에서 1억달러 밑으로 큰 폭 개선됐는데, 이는 4월 기준으로 깜짝 흑자(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던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3월에만 플러스(+)를 보인 올해 누적 경상수지는 53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억1000만달러 흑자)과 견줘 203억8000만달러나 급감했다.

4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발표는 지난달 25일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월)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한 수정 경제전망을 제시한 뒤 처음 맞은 것이어서 '국가경제 가계부’ 중간 점검 차원에서 시선을 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눈높이를 지난 2월 260억달러 흑자에서 이번에 20억달러 낮췄는데, ‘상저하고(하반기 반등)’의 개선경로를 밟을 수 있을지는 누적 적자 규모와 구성 수지의 변동성 측면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은은 상품수지, 서비스수지가 점진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 5~6월에도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경상수지 설명회에서 “상품수지는 1월에 큰 폭의 적자에서 2, 3월 10억달러대로 적자 폭이 줄었고 4월엔 흑자 전환했다”며 "서비스수지는 적자 폭이 3개월 연속 축소됐는데, 여행수지 적자 폭이 축소됐고 운송수지도 두 달 연속 소폭 흑자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5월 일평균 통관기준 수출액이 지난해 10월 이후 24억달러대를 회복됐고, 반도체 수출물량 감소세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 내 개선세를 확인하면서 올해 반환점을 돌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경상수지는 5, 6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흑자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세, 무역수지 적자는 15개월 연속 적자로 무역전선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경상수지의 버팀목이었던 상품수지의 개선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본원소득수지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도 석 달 만에 구성 수지의 상반기 전망치를 조정하면서 상품수지(-33억달러→-38억달러), 서비스수지(-87억달러→-132억달러)의 적자 규모는 높이되 본원소득수지(95억달러→174억달러)는 흑자 확대를 전망한 이유다.

그만큼 본원소득수지가 경상수지 회복경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올해 본원소득수지의 연간 전망치만도 당초 241억달러에서 330억달러로 높였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예상치가 240억달러 흑자,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298억달러 흑자 규모와 견줘볼 때 본원소득수지의 지탱 역할은 중요해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경상수지 전망(5월 발표).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의 경상수지 전망(5월 발표). [자료=한국은행 제공]

본원소득수지가 불황기의 경상수지 악화를 최소화하는 범퍼 구실을 넘어 이제는 안정적인 회복을 주도하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올해부터 정부가 익금불산입제도를 도입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로 하면서 해외현지법인의 배당금 국내환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배당소득수지를 개선해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를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1년 만에 ‘잔인한 4월’을 선방한 의미는 지표상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금세기 들어 2012년만 빼고 매년 4월에는 본원소득수지가 어김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지난해까지 10년 평균 4월 적자 규모는 32억4000만달러였다. 이와 견줘 지난 4월 적자가 1억달러를 밑돈 것은 그만큼 해외에서 배당소득이 국내로 많이 유입돼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투자소득배당수입의 경우 57억달러로 1년 전보다 67.6% 늘어났다. 1~4월 누적 투자소득배당수입은 27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7억달러) 대비 77.7%나 급증했다. 반면 투자소득배당지급은 같은 기준으로 119억달러에서 90억달러로 24.4% 감소하면서 전체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을 크게 끌어올렸다. 1~4월 누적 본원소득수지는 132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억달러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은은 4월이 지나면 배당금 지급 이슈가 사라지면서 본원소득수지는 흑자로 전환됐던 게 일반적인 경향인 데다, 올해부터 배당수입 증가세가 가세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화용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국내 기업의 직접 투자 회사에 대한 영업 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직접 투자가 계속해서 증가해 왔기 때문에 향후에도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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