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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도 기저효과 타고 내리막...하반기 돌발악재 관리가 변수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7.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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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상반기 마지막 달 생산자물가지수가 1년 전, 1개월 전보다 0.2%씩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며, 전월 대비로는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의 기저효과로 생산자물가 기울기가 꺾이는 모양새다.

통상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의 하락으로 지난달 기저효과 덕에 21개월 만에 2%대(2.7%) 상승률로 현실화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압력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집중호우로 상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상추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집중호우로 상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상추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년 전 상황과는 정반대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6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0.0%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점인 6.3%를 찍었을 때와 견주면 방향만 다를 뿐 선행지표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 회복 경로를 가늠케 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5월(120.03)보다 0.2% 떨어진 119.84(2015년 100 기준)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로 1분기 내내 오름세(2.3%)를 보이다 2분기에는 같은 수준으로 내림세(-2.3%)다. 4월(-0.1%), 5월(-0.4%)에 이어 3개월째 하락세로, 지난달 낙폭은 다소 둔화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달 0.2% 떨어졌는데, 이는 2020년 11월(-0.3%)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첫 하락 전환이다.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의 하락은 국제유가의 기저효과 확대로 인해 전월 대비 공산품 하락 폭(-0.6%)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2.8%), 도시가스(1%) 등이 올랐지만, 석탄·석유제품(-3.7%), 화학제품(-1.3%), 제1차금속제품(-0.7%) 등 공산품 가격 하락이 석 달째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리는 흐름이 두드러진 것이다.

농림수산품은 농산물(-1.4%), 축산물(-0.9%), 수산물(-0.2%)이 모두 내려 전월 대비 1.3% 하락했다. 서비스는 금융·보험(0.6%), 음식점·숙박서비스(0.1%)를 중심으로 0.1% 올랐다.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과 같은 0.2% 떨어져 두 달째 내림세를 보였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전월 0.3% 상승에서 지난달 0.1% 하락으로 전환했다. 생산자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하향세로 접어드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국내생산 국내출하 상품·서비스에 수입상품을 더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3% 낮아졌다. 0.2%씩 내린 4,5월에 이어 3개월 연속 내림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3.6% 떨어져 4월(-0.3%), 5월(-1.5%)에 이어 석 달째 하락세 속에 낙폭을 키웠다.

전월 대비로 원재료(-7.5%), 중간재(-1.0%), 최종재(-0.3%) 모두 떨어졌다. 국내공급물가는 소비자물가에서는 포함되지 않는 가공단계별로 원재료, 중간재 가격을 담고 있는데, 원재료는 지난달 하락 전환했고 중간재는 석 달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재료, 중간재는 모두 국내출하분과 수입분이 모두 하락했지만, 최종재에선 수입분(-2.3%)이 떨어진 데 비해 국내출하분(0.1%)이 플러스를 보였다. 수입품 물가에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가치 급락 등으로 많이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최종소비재가 소비자물가와 포괄범위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국내출하 물가 수준이 아직은 뚜렷하게 진정세에 접어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도 최종재 국내출하(1.2%)만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생산자물가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6월 피크아웃(정점 통과) 이후 한 달도 빠짐없이 내리막을 타며 지난달까지 상승률 하락 폭이 10.2%포인트(p)에 달할 만큼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을 높여오고 있다. 최근의 내림세라면 하반기 소비자물가 하향 안정화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극한 기후’가 몰고 온 농산물 가격 급등 상황과 흑해곡물협정 만료에 따른 국제 원자잿값 재상승 가능성, 다시 들썩이는 국제유가의 변동성 등이 하반기 물가 진정세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자물가나 소비자물가 모두 유가·원자재 가격 기저효과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 하반기에는 대내외 돌발 악재 관리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특히 대내적인 계절 악재부터 하반기 물가 진정세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물가 자극 방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물가 불안을 다시 높이는 상황을 막기 위해 농산물 할인 등 수급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심한 시설채소 등 일부 품목은 수급 불안 우려가 있는 상황으로, 집중호우 피해가 밥상 물가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근 가격이 불안한 상추·시금치·닭고기와 대체 품목인 깻잎 등에 대해서는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 30% 할인 지원을 통해 서민 물가 부담을 경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닭고기 수급불안 해소를 위해 할당관세 3만톤을 다음달 도입하고, 종란 500만개를 수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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