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주담대 급증에 다시 치솟는 가계 빚...'영끌' 심리도 다시 커지나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8.22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올 2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신용)이 3개 분기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가고 매매가격도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계신용 내림세가 두 분기로 끝났다. 

‘내집 마련’ 수요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10조원 이상 급증한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이 1분기 하락 폭(0.6%)만큼 2분기 상승 폭으로 되돌리면서 전체 가계 빚 규모가 6개 분기 만에 최대 폭으로 불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 빚 잔액은 1분기 말 대비 9조5000억원(0.5%) 늘어난 186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2분기 가계신용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러스트=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2분기 가계신용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러스트=연합뉴스TV제공/연합뉴스]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에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은 가계가 떠안은 포괄적인 빚(부채)을 뜻한다.

가계신용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고물가에 대응한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3조6000억원) 10여년 만에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14조3000억원)에는 관련 통계 집계 시작(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4연속 기준금리 동결 속에 주택시장 회복세를 타고 세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가계 빚이 증가세로 돌아선 데에는 대출, 특히 주담대 영향이 컸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9000억원으로 0.6%(10조1000억원) 증가, 4개 분기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1분기 감소율(-0.6%)을 2분기 증가율로 되돌렸는데, 2분기 증가 규모는 2021년 4분기(12조1000조원) 이후 최대치다.

이 가운데 주담대 잔액은 1031조2000억원으로 14조1000억원 급증해 역대 잔액 최대기록을 재경신했다. 증가 폭은 1분기(4조5000억원)보다 세 배 이상 커졌으며, 2021년 3분기(20조9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717조7000억원으로 4조원 줄면서 7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다만 감소 폭은 상반기 증시가 살아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대로 증권사의 신용공여가 증가함에 따라 1분기(-15조5000원)보다는 둔화했다.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에 15% 상승한 가운데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현상도 2분기에 다시 불거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에서 주담대 취급이 늘면서 4조원 증가해 1분기(-12조10000억원) 감소 폭을 크게 지우며 6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주담대(10조4000억원)을 중심으로 12조6000억원 급증했다. 다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당국의 부동산 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6조5000억원 줄었다.

가계 판매신용 잔액은 113조9000억원으로 여신전문회사(-5000억원)를 중심으로 6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신용, 주택담보대출 증감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가계신용, 주택담보대출 증감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3개 분기 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가계 빚이 3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갈지는 주택 경기 회복 정도에 달려 있다. 통상 주택거래 계약 후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3분기에도 주담대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매가격과 매매량이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5% 하락했지만, 주택경기의 바로미터인 서울이 0.05% 상승하고 수도권도 0.03% 오르는 등 상반기가 가기 전에 매맷값 상승 전환이 이뤄진 점을 볼 때 주택 매매 심리가 살아나는 흐름이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도 6월 말 5만6000건으로 전월 대비 4.7%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5% 증가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량이 2만800건으로 1년 전보다 10.8%, 지방은 2만9000건으로 0.01% 증가했다. 지난 1월 2만6000건까지 하락한 주택 매매량은 3,5,6월에 5만건을 웃돌면서 지난해 6월(5만건) 수준을 회복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규모가 2020~2021년 분기별 30조원 이상 증가한 시기 등과 비교해 큰 편은 아니지만, 적지 않아 한은과 정부 등 관계 당국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이후 가계신용은 주택경기와 금융환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며 “감독당국이 가계대출 점검에 나서고 있어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50년 만기 주담대 영향이 일단 3분기에 반영될 때 가계 빚 증가 폭이 얼마나 커질지 주목된다.

최근 시중 금융권에서 내놓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제한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밀한 보완 없이는 집값 급락과 고금리를 거치며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기)’ 심리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 팀장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영향과 관련해 "시중은행들이 주로 7월 이후 출시했기 때문에 이번 2분기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3분기에 일시적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대출 금리 반등에도 50년 만기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주담대 증가세는 당분간 가계신용의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