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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사이클 종료 신호에 반전 맞는 국채금리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1.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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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위시해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동결하자 시장에서 통화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채권시장이 살아나면서다. 

최근 요동쳤던 글로벌 자산가격의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금리 상황에서 어렵게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자·기업·정부 등 경제주체들로선 시장금리 상승 불안을 덜 수 있는 국면 반전이다.

트리거(방아쇠)는 연준의 기준금리 2회 연속 동결이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지난 9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현재 연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EPA/연합뉴스]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여름 이후 장기 국채금리(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며 "금융 여건의 지속적인 변화는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중단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국채금리 상승이 추가 인상 필요성을 낮췄음을 인정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비둘기파적 피벗(통화완화 선호적으로 전환)'으로 해석하면서 사실상 긴축 사이클의 종료 신호로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이 지난달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예상외로 견조한 미 경제 상황을 강조하면서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데서 촉발된 국채금리의 급등세가 꺾였다. 전 세계 자금조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지난달 16년 만에 최고치인 5%를 뚫으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 공포를 불러왔다. 하지만 연준발 긴축 종료론이 가시화된 이날 미국 은행 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3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인 20bp(1bp=0.01%포인트) 급락했고, 2일에도 12bp 떨어져 4.69%대를 기록했다.

그간 재정적자로 국채발행을 대거 늘리겠다는 기조를 보여 채권시장에 충격을 불러온 미 재무부가 이날 국채입찰 세부 계획을 공개하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국채발행 규모 확대 속도조절에 나선 것도 국채가격 상승(채권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4분기 차환 계획에서 10~30년 장기물 증가 폭이 3분기 180억달러에서 4분기 90억달러로 축소되면서 시장 전망을 하회한 것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채권·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까지 급등하자 11월 (기준금리) 동결 필요성을 시장에 전달해왔고, 재무부는 4분기 총 차입 규모를 8월 발표했던 수치보다 축소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신용 위험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연준과 재무부는 (불확실한 국채 수급요인과 정책당국의 정책방향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텀(실질 기간) 프리미엄'발 장기채 금리 급등세를 관리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에서도 긴축 종료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했다. 연준의 동결 결정이 나온 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도 14회 연속 인상을 멈춘 지난 9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 5.25%로 연속 동결했다. 지난달 26일 유럽중앙은행(ECB)이 10회 연속 인상행진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연 4.5%로 유지한 데 이어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유럽 지역의 긴축 사이클 종료 기류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FT는 2일 "지난 1년여 동안 채권시장을 강타한 긴축 사이클이 끝날 수 있다는 신호에 따라 투자자들이 금리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과 유럽 국채시장으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는 0.15%포인트(p) 떨어져 연 4.35%가 됐고, 유로존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독일 국채금리도 0.05%p 하락한 연 2.7%를 기록했다.

한국도 글로벌 벤치마크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면서 2일 가계의 이자비용과 기업의 금융비용 조달의 바로미터가 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4.17%로 12bp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6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지난달 19일 기록한 연고점에 비해 19bp 낮아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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