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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인플레까지 3%대서 반등...농산물발 물가 불안 얼마나 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3.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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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농산물발 고물가가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기대 물가 눈높이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간 가운데 올해 첫달 21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에서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체감물가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소비자심리도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 이후 사과, 배 등의 소매가격이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 경동시장에서 사과가 진열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 이후 사과, 배 등의 소매가격이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 경동시장에서 사과가 진열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뒤 일반인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p포인트(p) 오른 3.2%를 나타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해 7~9월 3.3%까지 낮아진 뒤 10~11월 3.4%로 반등했다가 12월 3.2%로 반락했다. 올해 들어 1월에는 2022년 4월(3.1%)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3.0%로 떨어져 2월에도 유지됐지만 5개월 만에 반등했다.

한은이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연내 2.6%, 내년 2.1%로 각각 제시했는데, 일반인 단기(1년) 기대인플레이션율과 간극이 다시 벌어진 셈이다.

농산물 등 체감물가 급등이 소비자들의 물가 눈높이를 밀어올렸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 기대형성 요인에 대한 응답 분포에서 농축수산물이 63.4%로 공공요금(54.2%), 석유류제품(27.0%) 등보다 큰 비중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2월에 비해 농축수산물 응답 비중이 11.9%p 급증한 반면 공공요금(-5.1%p)과 공업제품(-2.9%p) 비중은 감소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과일과 채소 등이 이상기후로 작황이 나빠지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중 비중이 높아지다가 처음으로 1위로 꼽혔다. 이 기간 공공요금이 59~76% 수준에서 줄곧 수위를 지켜왔지만, 이달 처음으로 농축수산물과 자리바꿈했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11월(39.4%)부터 지난달(51.5%)까지 2위를 유지해오다가 이달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물가불안 품목으로 꼽힌 것이다.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면서 한 달 만에 다시 3%대 물가를 기록한 가운데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도 3.7% 상승하고, 신선식품지수는 20.0%나 급등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률(20.9%)이 1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고, 신선과일의 경우 32년 5개월 만에 최대 폭(41.2%) 오르는 등 농산물 물가 급등세가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설 명절 이후에도 지속되는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에 전방위로 대응하면서 최근 1500억원 규모의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지원에 나섰다. 지난 22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는 사과, 배, 딸기, 대파, 시금치 등 주요 과일·채소 가격이 전주 대비 모두 두 자릿수 폭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점상 지난 12~19일 진행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이 하락 효과는 반영될 수 없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사진=한국은행 금융·경제 스냅샷 캡처]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사진=한국은행 금융·경제 스냅샷 캡처]

기업·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이같은 현재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는 것은 임금 인상 요구를 자극해 이에 따른 가격 전이로 물가가 다시 오르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어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지표의 하나로 꼽힌다.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문가그룹의 전망보다 높은 수준에서 반등한 것은 전체물가 진정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4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분기 3.0%로 높아졌다가 지난 1,2월에는 지난해 3분기 수준인 2.5%로 다시 떨어졌다. 한은이 활용하는 국제경제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전문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같은 기간 2.5%에서 2.4%로 낮아졌다. 전문가그룹의 장기(향후 5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의 경우 물가안정목표(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가격 설정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기대에 따라 물가 안정 수준이 결정될 수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주춤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물가기대 측면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으나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일러 보인다”고 밝혔다.

수입 과일 대체효과도 한계가 있고 수확 시기까지는 일정 부분 농산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인 터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횡보하는 소비자물가처럼 둔화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내놓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자료를 통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실제 물가 흐름에 비해 더디게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체와 반락, 반등이 이어지는 등 기대인플레이션율 둔화 속도가 더뎌지면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향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짚었다.

농산물 가격 급등세에다 최근에는 공급 이슈로 국제유가가 연고점을 찍는 등 체감물가 악화로 물가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넉 달 만에 하락했다.

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p 떨어져 지난해 11월(97.3) 이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3개월째 100선을 웃돌고 있어 경제인식까지 비관 전환한 것은 아니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에서 전월과 비교해 오른 지표는 없었다. 현재경기판단(68)은 2p 떨어졌고, 현재생활형편(89), 생활형편전망(93), 가계수입전망(99)은 1p씩 내렸다. 소비지출전망(111), 향후경기전망(80)은 보합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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