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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미 압박, ICBM 발사 뒤엔 핵실험?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3.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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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북한이 4년 4개월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재개하면서 ‘한반도 평화 시계’가 다시 거꾸로 가기 시작했다.

북한이 24일 신형 ICBM 시험발사로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선 만큼 한반도 긴장 수위가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대화를 추동하는 최소한의 안전판으로 작동했던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미국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7차 핵실험까지 결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날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해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을 4년 만에 파기했으며, 이 미사일이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3월 2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에 발사한 화성-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248.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90㎞를 4052초간 비행해 북한 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전했는데, 이에 따르면 북한이 2017년 11월 마지막으로 발사한 ICBM ‘화성-15형’보다 1770여㎞ 더 올라갔고, 비행거리도 140㎞ 늘었다.

북한이 이처럼 2018년 5월 선언한 모라토리엄을 파기하면서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최대성능으로 최신형 ICBM을 발사하면서 대결 구도로 급전환한 하나의 배경을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중앙통신이 신형 ICBM 개발의 이유로 "급변하는 국제정치정세"를 들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예전 소련 시절 핵탄두 1800개와 ICBM 등이 배치돼 세계 3위 규모의 핵무장 국가로 꼽혔던 우크라이나가 1994년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주권과 경제지원을 받기로 미국, 영국, 러시아 등과 문서로 합의했지만 러시아 침공을 받는 위기까지 맞았다. 북한이 올해 벽두부터 전날까지 모두 12차례나 다양한 미사일 무력시위를 이어가면서 핵무기를 실어나를 ICBM의 고도화까지 과시하게 된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결국 믿을 건 핵뿐’이라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외선전매체 려명이 전날 "급변하는 세계 정치 정세는 국가 방위력을 응당한 수준에서 가지지 못한다면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끌려다니며 강요당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국가와 인민의 존재 자체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세계 이목이 쏠린 데 편승해 존재감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4년 만의 ICBM 위협을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NN은 “북한은 무시당하는 것을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세계 관심이 쏠린 것을 이용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로 하려는 것”이라는 이화여대 국제학부 리프 에릭 이즐리 교수의 진단을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올해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한 뒤 더 강한 위치에서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서고자 한다는 뜻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주요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그래픽=연합뉴스]
주요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그래픽=연합뉴스]

이에 따라 북한의 도발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미군 기지가 있는 서태평양 괌 인근의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위협한 전례처럼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성능에 자신감을 보이는 만큼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핵실험은 그 파급력이 워낙 크기에 시기가 언제인지만 남았을 뿐 미국을 압박하는 다음 수단으로 재개가 점쳐진다. 2018년 5월 북한이 일부 갱도를 폭파하는 모습을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영변 핵단지 등지에서 시설 복구와 확장 등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인공위성 정보 등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마지막으로 진행된 핵실험의 재개 여부와 그 시기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스탠스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톱다운 방식의 해법을 즐겨 써온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기조를 깔고 대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면 갈수록 강경 모드로 미국에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10월부터 이어진 6차례 북한 핵실험이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뒤 수개월 만에 감행된 전례에 비춰 이르면 상반기 내에 다시 한 번 한반도를 요동치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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