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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물가 석달째 오름세이지만...그 상승률 격차 주시해보면?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5.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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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수출·수입물가 기울기가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달 반도체 가격 약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 제품의 가격 수준이 석 달째 상승했고, 수입 제품 역시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석 달째 올랐다. 수출입물가는 3개월 하락세 뒤 다시 3개월 상승세로 동행했지만, 지난달 상승 폭은 전월보다는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100 기준)는 117.92로 3월보다 0.1%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석 달 연속 오름세이지만, 1년 전과 견주면 7.5% 떨어진 수준이다.

전월보다 D램 반도체(-16.0%)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3.6%) 품목이 크게 내렸지만 화학제품(1.2%), 제1차금속제품(2.1%) 등이 수출물가를 높였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D램(-47.9%), 플래시메모리(-51.7%) 등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감만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감만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에다 환율이 오른 영향이 컸다. 지난달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0.01원으로 전월(1305.73) 대비 1.1% 올랐고, 1년 전보다는 7.1% 상승했다. 이런 환율효과를 통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0% 떨어졌다.

수입물가지수는 139.81로 3월보다 0.7% 높아졌다. 전월 대비 석 달째 올랐지만 1년 전보다는 5.8%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 영향이 컸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83.44달러로 3월(78.51달러) 대비 6.3%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8% 내렸다.

용도별로 원재료는 광산품(2.3%)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9% 상승했고, 중간재는 1차 금속제품(1.0%) 등이 올랐지만 석탄·석유제품(-5.2%)이 내리며 0.4%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6%, 0.2% 올랐다. 세부 품목 중 원유(7.4%)가 올랐지만, 천연가스(-6.6%), 프로판가스(-22.1%)는 내렸다. 원유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1% 떨어졌다. 환율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5% 내렸다.

수출입 물가는 전월 대비 기준으로 최근 반년간 하락 뒤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수출물가(-5.4%, -6.1%, -2.9%)와 수입물가(-5.5%, -6.5%, -2.1%)가 석 달 연속 비슷한 수준으로 동반 내림세를 타다가 지난 2월 상승세로 전환한 뒤로는 석 달간 오름 폭이 다소 갈렸다. 수출물가는 0.8%, 2.2%, 0.1%로 진폭이 컸지만, 수입물가는 1.9%, 0.8%, 0.7%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수출입물가 상승세는 기저효과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물가는 20%대, 수입물가는 30%대를 유지한 채 상승기조를 이어간 만큼 올해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물가는 지난해 12월 하락(-1.2%) 전환한 뒤 4개월 연속, 수입물가는 지난 1월(-0.7%)부터 3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수출물가는 –7%대, 수입물가는 –5%대까지 낮아진 것이다.

이같은 수입물가 둔화세는 선행지표로서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대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 연착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물가가 떨어지는 추세는 수출단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지난달까지 7개월째 역성장한 수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수출입물가는 곧 무역물가다. 전체 물가는 물론 무역 전선에서도 선행성을 지니기 때문에 지나해 3월부터 14개월째 적자 늪에 빠져 있는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단지 수출입물가의 추세가 아닌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수입물가지수-수출물가지수 증가율)로 무역수지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수출물가에 비해 수입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서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29개월간) 이후 26년 만에 최장기간 무역역조에 갇혀 있다.

수출입물가지수 등락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수출입물가지수 등락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경제연구원이 2000~2021년 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역수지와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전년 동월 대비) 간 상관계수는 –0.63으로 나타났다.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커질수록 무역수지는 악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의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를 기록하기 이전에 금세기 유일한 적자를 보였던 2008년(-137억달러) 무역역조 원인에 대해 한경연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보다 반도체가격 하락(-21.9%), 원유가격 상승(26.9%)에 따른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12.6%포인트) 확대의 결과”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0년 10월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10.2%포인트(p)로 커진 뒤 석 달만에 무역수지 51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2월 다시 10.2%p 간극이 나타난 뒤로는 두 달 만에 23억달러 적자로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본격화했다. 지난해 6월까지 수입물가 상승률이 수출 부문보다 10%p 이상 높은 수준(10.2%p~13.4%p)이 이어지면서 무역적자 폭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하반기에 격차가 한 자릿수(5%p~9%p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 1월 월간 역대 최대치인 125억달러 적자까지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올해 들어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좁혀지면서 무역적자 규모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3.1%p였던 격차는 2월 1.9%p로 떨어진 뒤 3월(-0.7%p)에는 25개월 만에 수출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 지난달 1.7%p로 다시 벌어졌지만, 무역수지는 2월 –52억달러, 3월 –46억달러, 4월 –26억달러로 적자가 추세적인 둔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반도체 불황 등 글로벌 수요 감소 속에 고환율, 고유가 이슈가 갈길 급한 한국경제 회복에 여전히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얼마나 빠르게 개선될지, 그 속도와 폭에 따라 무역전선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걷힐 시기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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