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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플러스 경제성장 지탱한 순수출 효과의 안팎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7.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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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3% 역성장에서 1분기 0.3%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성장 폭을 키우며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9%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예상한 전망한 상반기 성장률(0.8%)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2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 그쳐 정부와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반등 시나리오인 ‘상저하고’는 예단하기 힘들어졌다. GDP를 구성하는 8개 지표 중 7개가 직전 분기보다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민간·정부소비, 건설·설비투자, 재고증감, 그리고 수·출입까지 줄줄이 마이너스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사진은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사진은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경제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그나마 1분기 플러스 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마저 감소 전환하면서 하반기 회복 동력 찾기는 그만큼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수출-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2분기 성장을 플러스로 지탱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불황형 성장’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 4~6월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기준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이 다소 완화된 2020년 3분기(2.3%)부터 9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가 지난해 4분기 들어 10개 분기 만에 감소한 이후 0%대에서 플러스를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9% 성장했는데, 2020년 4분기(-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분기와 견주면 전기 대비 GDP 구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1분기 때는 설비투자(-5.0%)만 빼고 모두 플러스였지만, 2분기에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0.4%)만 제외하곤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1% 줄어들면서 1분기(0.6%) 증가세에서 감소로 돌아선 게 전체 성장세를 제한했다.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감소한 것이다. 한은이 1분기 성장률 발표 때 외부활동이 정상화되는 부분이 있어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보다 성장률 견인효과가 유지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초 방역 조치 전면 해제로 크게 늘었던 의류·음식·숙박 등 대면 활동 관련 소비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부소비도 코로나 환자 수가 줄면서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현물수혜 감소로 1.9% 역성장했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분기(-2.3%)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한은은 1분기에 정부소비가 0.4% 성장을 보였을 때 정부가 예산조기집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 성장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지만 26년 만의 최대 위축세를 보인 것이다.

투자도 저조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3% 역성장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늘었지만 운송장비가 줄면서 0.2% 뒷걸음쳤다. 특히 설비투자의 경우 8개 지표 중 유일하게 2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그나마 제조업 업황의 개선 기미로 감소 폭이 크게 둔화한 게 그나마 하반기 반등 전망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된다.

소비·투자의 동반 부진에도 GDP가 플러스를 유지한 것은 순수출 영향이 컸다. 수출(-1.8%)은 반도체·자동차 부문은 늘었지만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2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전환했다. 수입도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 급감, 2020년 2분기(-5.8%)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GDP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p)를 기록하면서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1%p 넘게 끌어올린 것이다. 민간소비(-0.1%p), 정부소비(-0.4%p), 건설투자(-0.1%p)가 마이너스 기여도를 보이며 성장률을 깎아내린 것과는 대조적으로 큰 폭으로 성장을 떠받친 셈이다.

마이너스 전환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플러스 성장 지탱은 ‘불확형 성장’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하지만 한은에서는 ‘불황형’ 꼬리표 대신 ‘부진 완화’ 평가가 나온다. 신 국장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불황이라기보단 부진에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동차, 반도체 수출이 증가했던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기에 ‘불황형 성장’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제조업 생산 증가가 순수출 개선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2분기 연속 성장 폭이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이라는 진단인데, 이는 한은의 '상저하고'의 성장 눈높이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 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9%였고, 하반기 성장률이 1.7%이면 산술평균 내서 연간 1.4%가 된다“며 ”‘상저하고’ 연간 흐름을 볼 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한은 조사국 전망대로 연간 성장률이 1.4%고, 상반기 실적이 0.9%, 하반기 1.7% 나오면 상저하고가 맞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성장이 1.7%가 되려면 3분기, 4분기 모두 전기 대비 0.7% 정도 성장해야 연간 1.4%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현재 수준보다 남은 2개 분기 연속 1.7% 성장률로 높아져야 ‘상저하고’ 회복 퍼즐이 맞춰지게 되지만 대내외 여건은 불확실성이 크다. 하반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체로 2분기 GDP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6%대에 그치는 등 대외 변수가 우리나라 경제 회복 경로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3일 경기 부진 상황 등을 고려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통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상반기는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소폭 상회하겠지만 하반기는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GDP 구성 지표의 전반적인 역성장 속에 2분기 성장 버팀목 역할을 한 순수출 효과도 일시적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내수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민간소비가 다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1분기까지만 해도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4개 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외환위기 때(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2분기 들어 수출 감소 덕분에 기여도가 플러스 전환한 것은 반짝 효과일 수 있는 것이다.

큰 폭의 수입 감소는 재고조정 요인도 있지만, 사실상 구매력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내수 부진 상황을 반영하기에 하반기 전망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를 끌어내린 일시적 요인들이 해소될 경우 3분기 이후에는 소비자 심리 개선 등의 영향을 받아 원래의 완만한 회복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그 내수 회복의 속도와 폭을 점치기는 어렵다.

한은의 ‘상저하고’의 성장 전망치 달성 가능성은 최근 통계지표를 반영해 다음달 나오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일단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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