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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산업활동 '트리플 마이너스'...제조업 회복 변수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8.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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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경제활력을 보여주는 국내 산업활동 3대 성적표가 지난달 일제히 하락했다. 생산과 소비가 5,6월 연속 증가하며 정부의 ‘상저하고’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다가 투자마저 2개월 연속 감소하며 하반기 첫달부터 ‘트리플 감소’로 부진에 빠졌다. 5월 트리플 증가로 끌어올리던 기세가 두 달 만에 동반 감소로 급반전하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 시나리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마이너스(-)’는 6개월 만이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 진단보다 한 달 앞서 ‘경기 둔화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던 지난 1월 이후 동반 부진이다. 정작 KDI가 ‘경기가 저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7월에 트리플 감소가 나타나면서 ‘경기 바닥론’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2020년 100 기준) 지수는 109.8로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2% 줄며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 투자는 8.9% 줄어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5월 산업생산(0.7%)·소비(0.6%)·투자(3.1%)가 트리플 플러스(+)를 찍은 이후 동반 하락세다. 6월 생산은 보합, 소비는 0.9% 증가를 보이고, 투자는 마이너스(-1.1%) 전환했는데, 한 달 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 1월(생산 -0.2%·소비 -1.8%·투자 -4.9%로) 이후 반 년 만의 동시 부진인데, 각각 감소 폭은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그만큼 여전히 경기가 부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0.5포인트(p) 내려 두 달째 하락했다. 5개월 만에 기준선 100도 밑돌았다. 그나마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4p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8개월째 기준선 100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소비와 투자가 큰 폭 감소한 데는 일시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 설비투자 두 지표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승용차 판매가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라 6월에는 13.0% 증가했다가 7월에는 12.3% 감소한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고, 예년에 비해 강수일수·강수량이 많아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일시적 요인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제조업 생산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광공업 생산이 2.0% 감소했는데, 그 중에서 제조업도 그 폭만큼 줄었다. 전월에 비해 낙폭이 0.4%p 커졌으며, 지난 2월(-2.6%)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제조업은 출하가 전월보다 7.8%나 줄면서 재고가 1.6% 늘어났다.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3.9%로 11.6% 올랐다.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생산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감소(-2.3%) 전환한 가운데 출하가 31.2% 줄면서 전월 낮아졌던 재고도 다시 4.0% 늘어났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2.3%p 감소하고, 평균가동률은 70.2%로 1.6%p 떨어졌다. 제조업의 내수 출하(-2.4%) 감소 폭보다 수출 출하(-14.5%) 하락률이 두 자릿수로 커진 것에서 제조업·수출 부진 장기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심의관은 “최근에 기대했던 것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또 상당 부분 있기 때문에 수출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위기까지 겹치며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제조업 위축과 수출 부진이 깊어지고 있어 생산 부문의 활력 회복은 당분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도 “생산 측면에서는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흐름,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 중국 단체관광 재개 등이 긍정적이다. 다만 부동산 부문을 둘러싼 중국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이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 재고,출하 지표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제조업 재고,출하 지표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제조업 위축은 반도체 등에서 글로벌 수요가 확연히 증가하기 전까지는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특히 우리나라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변수에 따라 그 회복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지구촌 수요 감소로 하강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기는 세계 제조업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다룬 핵심이슈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심리지수인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까지 11개월째 확장·수축 구분 기준치인 50을 밑돌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를 제외하면 역대 제조업 하강기보다 긴 편이다. 

한은은 "앞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당분간 부진을 이어가겠으나 내년 이후에는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고 소비도 정상화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부동산경기 부진, 추세적 성장둔화 등이 글로벌 제조업의 빠른 개선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등에서 중간재를 들여와 최종재를 만들어 내외수 시장에 파는 중국의 경제 회복 패턴이 올해는 서비스 중심의 소비 진작으로 전환하고 있다. 예전만은 못하더라도 중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은 한국에 그나마 낙수효과를 불러올 수 있지만, 중국 제조업은 수축 국면에서 좀처럼 재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는 5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중국의 8월 제조업 PMI는 49.7로 지난 4월(49.2)부터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1분기만 해도 '반짝' 리오프닝 효과로 50선을 넘겼지만, 2분기부터는 공장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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