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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 산업대출 증가 100조 밑으로...부동산·건설업 더 위축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3.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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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해 마지막 분기 기업 빚의 증가 폭이 세 분기 만에 축소되면서 연간 산업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엔데믹(풍토화) 전환으로 코로나19 지원이 끊기자 예금취급기관에서 빌린 산업별 대출금 증가 규모가 4년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팬데믹(대유행) 3년 동안 이어졌던 두 자릿수 증가율도 '포스트 팬데믹'을 맞으면서 5%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산업 대출금은 188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3조9000억원(0.7%) 늘었다. 2분기(24조8000억원, 1.4%), 3분기(32조3000억원, 1.8%) 커지던 직전 분기 대비 증가세가 3개 분기 만에 축소됐다.

산업 대출 증가 폭이 3개 분기 만에 둔화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산업 대출 증가 폭이 3개 분기 만에 둔화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빚 상환에 나선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3년 만의 건설업 대출 감소세 전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4분기 단기 운전자금 대출금 일시상환으로 빚이 5700억원(–0.1%) 줄었다. 2020년 4분기(-3조원) 이후 3년 만에 감소 전환이다. 건설업 빚도 7900억원(–0.8%) 축소됐다. 건물건설 투자가 6.3% 감소한 영향으로 2020년 4분기(-900억원) 이후 감소로 돌아섰다. 서비스업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11조9000억원(1.0%) 늘어나는 데 그치며 3분기 만에 증가 폭이 둔화했다. 부동산업의 경우 부동산 거래량 둔화 영향으로 증가 폭이 3분기 8조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분기 13조원대 증가는 코로나 이전 수준 회귀를 보여준다. 2018년 2분(13조9000억원) 이후 최저 증가 폭이며,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8년 이후 2019년까지 분기 평균 증가 폭도 12조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산업 대출금 오름 폭은 정부의 코로나 지원이 시작되자마자 2020년 2분기 69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뒤 그해 4분기 28조원까지 낮아졌지만, 팬데믹 장기화로 다시 오름세를 타더니 2022년 2분기 68조원으로 치솟았다. 팬데믹 시기 분기 평균 증가 폭은 2020년 46조원, 2021년 47조원, 2022년 54조원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지난해엔 23조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22조원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연간으로도 산업 대출금 증가세는 뚜렷하게 꺾였다. 지난해 대출금 증가 규모는 91조9000억원(5.1%)이다. 2019년 86조5000억원(7.7%) 늘어났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산업별 대출금 증감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산업별 대출금 증감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팬데믹기에 연간 산업 대출금은 2020년 186조원을 시작으로 2021년 187조억원, 2022년 217조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증가율도 같은 시기 15.4%, 13.4%, 13.7%로 사상 유례 없는 두 자릿수(평균 14.1%)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가율은 통계집계 후 코로나 직전까지 11년 평균치(5.29%)에 수렴한다.

엔데믹 전환과 동시에 경기 하강기를 맞은 지난해 산업 전체의 연간 대출 증가세는 둔화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 건설 경기 침체가 깊어진 영향으로 건설업·부동산업 대출은 크게 위축됐다.

제조업 대출금 잔액은 457조1000억원으로 26조4000억원(6.1%) 늘어 전년(8.7%) 증가세보다 둔화됐다. 서비스업(1217조8000억원)은 연간 증가 폭이 51조2000억원(4.4%)으로 축소됐다. 팬데믹기에 정부 지원으로 3년 평균 144조원(평균 17.0%) 급증했던 대출이 한 자릿수로 쪼그라들었다.

서비스업 중에서 경기 침체 영향을 크게 받았던 부동산업(459조8000억원)은 24조700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증가율(5.7%)은 2010, 2011년 연속 2%대 감소를 제외하면 2012년(1.3%)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주택가격 상승기도 맞물린 2014~2022년 연평균 16.1%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10년 만에 한 자릿수 증가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건설업(103조3000억원)도 4조1000억원 증가에 그쳤는데, 그 오름 폭(4.1%)은 2016년(0.3%) 이후 가장 낮았다.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기 직전인 2019-2022년 4년 연속 두 자릿수(평균 18.3%) 증가세에 비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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