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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회의 D-1, 사상 초유의 빅스텝?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7.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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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국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주 뒤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적어도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되는 가운데 금통위가 유례없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75%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과 동일한 수준이다. 현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개월 연속 8%를 훌쩍 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적어도 0.5%포인트 이상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13일 발표될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전망이 일부 수정될 수는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장 참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유례없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유례없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여론은 금통위가 이번에 사상 첫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현재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안정화하는 것은 물론, 달러당 1300원을 훌쩍 넘어선 환율 상승세도 결코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하며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또 전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미국의 강력한 통화 긴축 기조가 겹치면서 12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10원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령 한은이 빅스텝을 취하더라도 그것이 상황을 해결해주는 키로서 작용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꺼내든 궁여지책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한은을 탓할 수는 없다. 현재의 강달러 기조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주요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연일 그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휩쓸고 지나간 지 이제 겨우 2년 남짓이 흘렀다. 그리고 이를 딛고 일어선다 싶은 상황에서 전쟁이라는 또 다른 초대형 악재가 세계를 덮쳤다. 잇따른 사건들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그걸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 긴축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여러 국가에서 부도 및 부채 위험을 가중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해가 갈수록 앞당겨지는 여름은 그 길어진 기간만큼이나 더 많은 전력 수요를 불러와 에너지 소비 급증과 그로 인한 탄소 배출량 증가를 초래했고, 이것이 다시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갚지 못한 빚이 더 많은 빚을 부르듯, 해결하지 못한 기후위기가 더 큰 기후위기를 부르는 셈이다.

경제 이야기를 하다 왜 갑자기 전력과 기후위기 이야기를 꺼냈는지 의문이라면, 현재 무섭도록 솟구친 에너지 가격에도 불구, 그에 못지않게 급증하고 있는 전력 수요에 주목하자.

지난 7일 국내 일일 최대 전력 수요는 92.9GW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18년 7월 24일의 92.5GW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국내 일일 최대 전력 수요는 92.9GW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18년 7월 24일의 92.5GW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내 일일 최대 전력 수요는 92.9GW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18년 7월 24일의 92.5GW를 넘어섰다. 때 이른 무더위로 냉방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정부는 ‘전력수급상황실’을 운영하며 수급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비자원 동원 등을 통해 적극적 관리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현재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고려하면 말처럼 쉬울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 현재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원유 가격은 에너지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려 변변찮은 에너지원이 없는 우리나라 경제에는 그 자체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좀 더 많은 이들이 하나의 사건이 별개의 사건으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전쟁과 한 국가의 통화정책은 물론,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사거나 사업을 벌이기 위해 빌렸던 부채, 또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써왔던 전기가 사실상 전 지구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깨우쳐 가는 것이다.

그러나 깨우쳤다 한들, 개인 또는 일개 기업으로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란 지극히 제한적이며, 어쩌면 그 때라는 것조차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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