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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소비자심리 동반 개선...금리·집값 전망으로도 예열되는 기대심리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4.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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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로 물가안정 기대감은 커지고, 경기둔화기를 통과하는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는 개선됐다. 두 달 연속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낮아지고, 소비자심리지수는 높아지면서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나타내는 경제심리지표는 10개월 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맞물려 돌아가는 복합위기 국면에서 불황 탈출을 재촉하는 훈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한 역대급 금리 인상기와 부동산 침체기에 고통받는 소비자들이지만 금리 하락과 집값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먼저 고물가를 잡은 뒤 경기 진작에 나선다는 정책당국의 회복 경로에 경제주체들의 눈높이도 맞춰지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명동거리에 의류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명동거리에 의류 매장에서 옷을 고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월(3.9%)보다 0.2%포인트(p) 떨어진 3.7%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3.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소비자들의 물가안정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12월 3.8%까지 낮아졌다. 올해 1월(3.9%), 2월(4.0%) 연속 상승한 뒤 다시 2개월째 3%대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 4.8%, 3월 4.2%로 둔화해 지난해 3월(4.1%) 수준까지 떨어진 진정세가 향후 물가전망치에 반영된 것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전월보다 0.2%p 내린 4.9%로 지난해 6월(4.0%) 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최근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도 꺾인 것을 중심으로 ‘오를 만큼 올랐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읽힌다. 그에 따라 물가수준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도 전월보다 3p 떨어진 148을 기록, 2021년 7월(1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물가대응에서 중시하는 두 가지 지표 중에서 일반인 단기(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대로 낮아진 만큼 근원물가만 잡히면 물가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4.2%)보다 0.6%p 높아지면서 2년 만에 역전현상까지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2,3월 연속 4.0%를 유지했는데, 최근 더딘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기존 전망치(올해 3.0%)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인 근원물가의 둔화세까지 확인된다면 정책 초점이 경기 부양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데, 그에 맞춰 소비자심리는 예열하는 양상이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3월(92.0)보다 3.1p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그린북(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처음으로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했던 지난해 6월(96.7)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가 20년 평균치(2003~2022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서 그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하는데,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추세적으로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에서 현재생활형편(87·+4p) 생활형편전망(90·+3p) 현재경기판단(58·+6p) 향후경기전망(68·+5p) 등 4개 CSI가 전월 대비 상승했고, 가계수입전망CSI(96) 소비지출전망CSI(110)는 보합을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CCSI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요즘 같은 불황 국면에서 주목할 지수는 금리수준전망CSI와 주택가격전망CSI다. 높은 수준의 금리는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절벽으로 현실화한 주택시장 침체도 더욱 깊게 만들어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꺾인 지난 2월에 이어 이달까지 2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은의 긴축 종료론이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들도 향후 6개월 금리전망을 낮췄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11로 지난달보다 9p나 급락했다. 이번 금리 상승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2월(104)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물가 진정의 신호가 들어온 데다 미국 지방은행들의 파산이 촉발한 금융부문 리스크 대응론과 수출부진 장기화에 따른 조기 경기부양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민간 경제주체들이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가격전망CSI는 87로 3월보다 7p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역대 최저치인 61까지 떨어진 이후 5개월 연속 상승 기울기를 보여며 지난해 6월(98)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거래가 실종됐지만, 올해 들어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전방위 규제 완화로 주택가격 하락폭은 줄어들고 거래량은 늘어나면서 주택경기 회복심리가 살아난 것이 향후 6개월 후 집값 상승 기대감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역대로 가장 가파른 금리인상의 정책효과가 서서히 물가 진정세로 나타나면서 금리 대응수단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테이블 밑으로 들어간 가운데 통화당국이 연내엔 인하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소비자들은 이를 금리 전망과 집값 전망에 녹여내고 있는 양상이다. 그만큼 간절한 경기 회복의 기대심리가 예열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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