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10월 플러스'에 다가서는 수출...중동 리스크에 성장 눈높이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10.23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수출이 1년 동안 이어졌던 월간 마이너스(-) 행진을 끝내는 반등 길목에 바짝 다가섰다.

7월 -16.2%→8월 -8.3%→9월 -4.4%.

3분기에 이처럼 매월 감소 폭을 절반가량씩 빠르게 줄여나가던 수출이 4분기 첫달 들어 개선세가 더 가팔라졌다.

10월 초순 -1.7%→초·중순 +4.6%.

상순 지표로 보합에 바짝 다가서더니 1~20일 집계에서 증가 전환에 성공했다. 추세적으로 회복 기울기가 커지면서 4분기 ‘수출 플러스(+)’ 기대감이 커진다. 9월 한 달 동안 감소했던 폭만큼 10월 초·상순에 증가로 바꿔놓은 것이다.

수출 기다리는 완성차들 [사진=연합뉴스]
수출 기다리는 완성차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회복세가 하순에도 이어진다면 1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던 수출이 마침내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상저하고(하반기엔 반등)’의 경기 회복 시나리오도 탄력이 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재상승한 영향으로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에서 적자 규모가 지난달 월간 흑자 폭만큼 커져 중동 정세는 4분기 반등에 제약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23일 내놓은 '10월 1∼20일 수출입(통관 기준 잠정치) 현황'에 따르면 이달 초·중순 수출액은 338억3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4.6%(14억8000만달러) 늘었다. 1~20일 기준으로 연중 최고 수준을 보였던 지난달(359억달러)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수출액을 기록, 추세적인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4% 줄어든 반면 반도체 부진을 상쇄해오던 자동차는 24.7%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15개월째 역성장했던 지난달 감소율(-13.6%)보다 개선됐고, 자동차 수출도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던 지난달(10%)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수출 개선세는 일평균 수출액에서 두드러진다. 1~20일 조업일수는 13.0일로 지난해(13.5일)보다 0.5일 적었는 데도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일평균 수출액이 26억달러로 1년 전보다 8.6% 늘어난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이달 초순보다 커지면서 연중 최고치(월간)를 찍은 지난달 규모와 같아져 견조한 회복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출 지표로 풀이된다.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25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2% 늘어 수출 감소세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9월(16%)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는데, 열흘 뒤 26억달러까지 커진 것이다.

하루 수출 규모가 회복세를 다지면서 지난해 10월(-5.8%)부터 12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이어졌던 수출이 이달 증가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하순에 핵심 품목의 수출이 집중되는 점을 볼 때 지난해 9월(2.3%) 이후 13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다만 이달 1~20일 수입액은 375억86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0.6% 증가했는데,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37억4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이 62억1900만달러로 30.5% 증가,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해 8월(72억3200만달러) 이후 최대치로 늘어났다. 

산유국의 감산 연장에 이달 들어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올라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불안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영향으로 무역수지가 다시 나빠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기록한 37억달러 흑자 규모가 이달 20일 동안 적자 폭으로 바뀐 셈이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234억3500만달러로 다시 늘어난 가운데 원유 변수에 따라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불황형’ 꼬리표를 달고서라도 4개월 연속 이어지던 월간 무역흑자 행진은 이달 멈출 가능성이 있다. 수출에서 하순 뒷심을 발휘해줘 흑자를 유지한다고 해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만큼 중동발 리스크는 4분기 수출 반등의 발목을 잡아 물가 안정을 동반한 경기 회복을 더 지체시킬 수 있는 핵심 제약 변수로 꼽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향후 물가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경기의 경우 소비회복세가 다소 약한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추세적으로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지만, 격화하는 중동 분쟁 등으로 상방 압력이 커지는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로 경제 성장 눈높이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중동 사태로 물가 경로 예측이 맞아떨어지지 않은 측면에서 "좀 답답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친 뒤 성장 전망과 관련해 "연초에는 7~8월이면 반도체 경기도 회복되고 수출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이번에 9~10월 돼서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수출 회복이) 연기된 측면이 있고 상·하반기 차이를 보고 11월에 올해 전망치를 수정할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상반기 0.9%에 그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반기 1.8% 증가로 반등해 연간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내놓은 연간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중동 리스크가 예상외로 커질 경우 다음달 수정전망에서 조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경기 둔화' 진단 이후 뒤늦게나마 4분기 수출 반등을 통한 경기 회복으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1%대 중반으로나마 연착륙하려는 한국 경제에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