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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두자릿수 회복세, 제조업 주도 경기반등론 탄력받나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10.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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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까지 한국 수출은 1년째 내리막이었다. 수출의 핵심품목인 반도체는 그보다 더 긴 1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출 주도형 경제의 중심에 자리 잡은 반도체의 부진 탈출이 경기 회복과 직결되는 터라 추세적인 반등이 확인된다면 하반기에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는 '상저하고'의 회복 시나리오가 힘을 받게 된다.

3분기가 가기 전에 반도체발 경기반등론에 청신호가 켜졌다. 8,9월 반도체 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로 늘어나고, 9월 반도체 수출 출하는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해 뚜렷한 제조업 생산 개선을 이끌어내면서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이에 힘입어 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소비 지표도 플러스(+) 전환하면서 넉 달 만에 산업활동의 '트리플 증가'가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수출의 두 자릿수 회복세에 제조업 주도의 경기반등론이 4분기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2년 100 기준)로 전월 대비 1.1% 증가, 8월(2%)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생산의 두 수레바퀴인 광공업(1.8%)과 서비스업(0.4%)뿐만 아니라 건설업(2.5%), 공공행정(2.3%)까지 생산 4대 부문이 두 달 연속 증가했는데, 이는 2016년 3월 이후 90개월 만의 동반 플러스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수출개선 흐름과 함께 경기반등 조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102.9로 전월보다 0.2% 늘어나면서 7월(-3.2%), 8월(-0.3%)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12.6%), 기계류(7.3%)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8.7% 급증,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2.7%) 부진에 비해 토목(20%) 실적이 크게 늘면서 2.5% 증가했다. 산업활동의 3대 축인 생산·소비·투자는 지난 5월 이후 넉 달 만에 ‘트리플 플러스’를 기록, 지표상으로는 4분기 반등 기대감을 키운다.

경제사령탑 추경호 부종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제조업 생산과 수출 회복에 힘입어 경기 반등의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상저하고' 반등에 대한 스탠스를 유지한 대로 점차 제조업 중심의 경기 반등이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9월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1월 이후 광공업 생산의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떠받쳤다. 주력산업 중에서 자동차 생산은 7.5% 줄어든 반면 반도체 생산은 12.9% 늘어났다. 상반기 반도체 부진을 자동차가 상쇄하는데 분투했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반도체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가중치 비중이 20.2%로 가장 높은 반도체 생산은 8월(13.5%)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인데, 지난해 1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특히 두 자릿수대 증가율은 2009년 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 회복을 예고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지난 2월 -15.5%까지 떨어졌던 반도체 생산은 3분기 3.4% 증가에 이어 3분기 8.0%까지 두 배 이상 증가 폭이 커졌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9월 반도체 생산은 23.7% 증가, 지난해 6월(24.9%) 이후 가장 큰 오름 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 출하는 전월보다 69.4% 늘어나 2000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7월 -32.1%에서 8월 증가(4.8%) 전환 이후 회복세를 두 자릿수로 크게 키운 셈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반도체 수출 출하는 7월 7.0%, 8월 12.8%, 9월 40.9%로 증가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있는 흐름이다.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재고는 전월 대비로 3개월 만에 감소(-6.7%)로 돌아섰다.

실제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올해 월간 최대치인 99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116억8000만달러) 이후 100억달러에 재돌파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모리(54억3000만달러)와 시스템(41억6000만달러) 수출액 모두 연중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 1월 43.5%까지 커졌던 전체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은 14.4%로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이라며 "다만 주력 품목인 메모리의 가격 약세 지속으로 수출 회복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반도체 생산·수출 호조로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6.7% 늘며 2020년 6월 이후 3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제조업 재고는 2.2% 감소하면서 재고율(재고/출하)도 113.9%로 10.4%포인트(p)나 떨어졌다.

반도체 생산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반도체 생산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p 떨어진 99.3으로 4개월 연속 하락한 반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오른 99.4로 5개월째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이 2개월 연속 큰 폭 증가세를 보인 것에 힘입어 광공업, 즉 제조업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며 "다만 최근 수입의 감소 등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고 광공업 생산 증가가 동행지수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림에 따라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째 하락했지만, 그 하락 폭은 7월 이래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분기별 산업활동 지표에서도 하반기 제조업 중심의 경기반등론에 힘이 실린다. 산업생산은 전분기 대비로 1분기 0.7%, 2분기 0.3% 증가에서 3분기 들어 1.2%로 증가 폭이 커졌는데, 그중 광공업 생산은 2분기에 증가(3.1%) 전환한 뒤 3분기에도 1.9%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소매판매는 2분기 감소(-0.3%) 전환 이후 3분기 -2.5%로 감소 폭이 커졌고, 설비투자는 2분기 1.3% 증가에서 3분기 -3.5%로 감소 전환했다.

3분기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점차 뚜렷해진 회복세로 일단 반등의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3분기에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가 0.6%를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확인한 데 이어 7월, 8월, 9월로 갈수록 산업활동지표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고, 10월에는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에도 개선흐름이 지속될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산 측면에서는 최근 수출 개선 흐름,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 외국인 관광객 입국 증가 등이 긍정적이나,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주요국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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