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K게임, 왜 ‘젊은 나라’ 인도로 향할까?

  • Editor. 안지영 기자
  • 입력 2025.11.12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안지영 기자] 크래프톤과 데브시스터즈 등 국내 게임사들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는 평균연령 27세,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미만인 ‘젊은 나라’다. 시장 규모는 아직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모바일 중심 소비 구조와 7%대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게임사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는 올해 인도 게임 이용자 수가 5억 명을 넘고, 게임 지출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도 크래프톤이 가장 발 빠르게 인도 시장을 공략했다. 크래프톤은 2020년 인도법인을 세우고, 2021년 인도 전용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를 출시하며 현지화에 착수했다. BGMI는 출시 4년 만에 누적 등록 이용자 수 2억5000만명을 돌파했다. 앱 매출 순위 1위, 지상파 TV 생중계 타이틀 등 기록을 세우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평균연령 27세,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미만인 ‘젊은 나라’ 인도 [사진=챗 GPT]
평균연령 27세,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미만인 ‘젊은 나라’ 인도 [사진=챗 GPT]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은 지난 4일 컨퍼런스 콜에서 “퍼블리싱과 투자를 두 축으로 인도 시장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1년 이후 20여 곳의 현지 스타트업에 2억 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했으며, 매년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BGMI 이후 크래프톤의 시선은 ‘크리켓’으로 향하고 있다. 인도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을 활용한 신작 라인업을 준비 중이며, 크리켓 게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대표작 ‘리얼 크리켓 24’를 직접 퍼블리싱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크리켓 신작 출시는 12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운영에서도 현지 밀착 전략이 뚜렷하다. 전통 의상과 명절 테마를 반영한 스킨, 지역별 시즌 이벤트, 저가형 상품 구성 등으로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BGMI 세계관 기반의 단편 애니메이션 5편은 누적 조회수 1억7000만 회를 넘기며 이용자와의 연결을 확장했다.

법적 환경도 안정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인도 정부는 리얼머니 게임을 전면 금지하고, 일반 모바일 게임은 ‘소셜 게이밍’으로 분류했다. 게임사 입장에선 규제 기준이 명확해진 덕분에 법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평가다.

e스포츠 성장세도 뚜렷하다. 올해 열린 BGIS·BMPS 등 주요 대회는 총 조회수 6억 회 이상, 참가자 3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인도 내 e스포츠 열기를 입증했다. 특히 BGMI는 인도 최초로 지상파 TV에서 생중계된 e스포츠 타이틀로, 상징적 의미도 크다.

2025년 인도 게임 시장의 이용자 행동 및 소비 트렌드 [사진=니코파트너스 제공]
2025년 인도 게임 시장의 이용자 행동 및 소비 트렌드 [사진=니코파트너스 제공]

게임을 중심으로 산업 간 협업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손잡고, 게임 아이템이 포함된 ‘지오 게이밍 팩’을 출시했다. 인도에서 게임사와 통신사가 손잡고 번들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펩시코 인도법인과는 한정판 에너지 음료 ‘Sting X BGMI’를 선보였고, 마힌드라의 전기 SUV와 히어로 모토콥의 오토바이는 인게임 아이템과 실물 제품으로 동시에 출시됐다. 관계자는 “게임을 단순히 퍼블리싱하는 수준이 아니라, 인도의 콘텐츠·IT 기업들과 함께 디지털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BGMI 외에도 ‘뉴스테이트 모바일’, ‘디펜스 더비’, ‘로드 투 발러: 엠파이어스’ 등을 현지화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가루다 사가’, ‘불릿 에코 인도’ 등 써드파티 게임 퍼블리싱도 병행하며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캐릭터 IP와 콘텐츠를 앞세워 인도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크래프톤과 손잡고 ‘쿠키런 인도’를 출시했으며, 현지 유저 취향을 반영한 맵과 소셜 시스템을 통해 브랜드 확장을 꾀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인프라와 투자, 퍼블리싱에 집중한다면, 데브시스터즈는 정서적 접점과 콘텐츠 내재화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상호 보완적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쿠키런의 직관적 조작감과 감성 캐릭터성이 인도 젊은층과 맞닿는다”며 “OTT·SNS 기반 캐릭터 소비 확산 흐름에 맞춰 브랜드 확장형 모델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로 인도 이용자들은 ‘굴랍 자문 쿠키’, ‘카주 카틀리 쿠키’ 등 전통 디저트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와, ‘이벤트 런’ 모드 및 소셜 기능 등 현지화 콘텐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과 데브시스터즈의 목표는 같다. 현지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인프라와 투자로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데브시스터즈는 콘텐츠와 캐릭터 IP로 문화 접점을 넓힌다.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은 “우리는 인도를 단기 매출원이 아닌, 함께 성장할 장기 파트너로 본다”고 말했다.

인도 게임 시장은 아직 수익이 크지 않지만, 젊은 인구 구조와 모바일 중심의 소비 환경, 산업 간 협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 성장할 여지를 갖췄다. 게임을 넘어 콘텐츠, 브랜드, 플랫폼 전반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현지에서 어떤 반응과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5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