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내 방송에서 다둥이 열풍이 일었다. 배우 송일국의 세 쌍둥이를 비롯해 축구스타 이동국이 10만분의 1 확률이라는 겹쌍둥이 딸 등 다섯 아이와 뒹구는 모습은 초저출산 시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 쌍둥이 출산률이 1.5배 증가했다. 수정관 임신이 늘어난 요인이 컸다. 수정관 임신을 하면 쌍둥이 출산률이 25%가량 급증한다는 보고가 있다.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는 과정에서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한 번에 2회 이상의 이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5년 국내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2만9904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6.6%였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100만분의 1 확률의 흑백 쌍둥이가 잊을 만하면 태어나 지구촌에 화제를 낳는다. 25일 미국 CNN방송은 지난해 4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흑백 쌍둥이 자매 칼라니와 자라니 딘의 근황을 전했다. "익사 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낸 뒤 2년 만에 얻은 흑백 쌍둥이의 오빠를 자라니가 빼닮았다"는 백인 어머니 휘트니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리고 있다.
쌍둥이의 구분은 난자의 개수. 성별과 얼굴에 유전자도 같은 쌍둥이는 일란성, 얼굴이 다르고 성별도 달라 사실상 형제자매인 쌍둥이는 이란성으로 구분하지만 예외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흑백 쌍둥이는 일란성이지만 2011년 영국에서 태어난 흑백 쌍둥이 자매 바비-라일리 조지는 처음엔 서로 똑같이 생겨 백인 어머니와 흑인계 혼혈 아버지는 일란성인 줄로만 알았으나 6주쯤부터 서로 눈동자, 피부색, 머리카락 모양 등이 전혀 다르게 변해 놀랐다고 했다. 이란성 흑백 쌍둥이가 출생하는 경우는 피부색을 결정하는 다양한 유전자가 있는데 일란성 쌍둥이는 보통 이를 공유하는 게 보통이지만, 쌍둥이가 같은 배아에서 갈라진 직후 신체적 돌연변이라 불리는 변화가 나타난 데서 비롯된다.
2001년엔 연속으로 흑백 쌍둥이를 얻은 진귀한 사례가 영국에서 나왔다. 피부색과 머리카락색이 다른 흑백 쌍둥이 자매를 얻은 햄프셔의 부부가 7년 만에 다시 흑백 쌍둥이 자매를 얻었다.
희귀한 쌍둥이도 있다. 일란성도 이란성도 아닌 중간 형태의 쌍둥이가 2007년 학계에 보고된 적이 있다. 어머니 쪽의 유전자는 동일하지만 아버지 쪽 유전자는 반만 공유한 것으로 두 개의 정자가 하나의 난자와 수정한 뒤 두 태아로 나누어진, 매우 희귀한 사례다. 특히 쌍둥이 가운데 한 아이는 정관과 난소를 모두 갖고 있어 생물학적으로 진정한 형태의 양성이었고 다른 아이는 해부학적으로 남성이었다.
2010년엔 아빠가 각각 다른 기적의 쌍둥이도 폴란드에서 출생했다. 기네스북에는 1971년 호주 시드니에서 탄생한 아홉 쌍둥이가 최다기록으로 올라있다. 일란성 세 쌍둥이도 흑백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과 같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오레곤주에서 앰버 힐스가 그 100만분의 1 확률로 지극히 드문 일란성 세쌍둥이를 낳아 지구촌에 화제가 됐다.
박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