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학재 의원에게 원구성 협상 당시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된 국회 정보위원장 자리 반납을 촉구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복당 선물로 정보위원장직을 챙겨가겠단 건 국회의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며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와 품격을 지켜달라"고 이 의원에게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는 신뢰이고, 정치적 도의가 지속되는 국회를 보고 싶다. 과거 소수당에서 거대정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상임위원장직을 가져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구성 협상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국가정보기관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정보위는 제1야당인 한국당이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며 3당인 바른미래당에는 양보할 수 있다고 해서 합의가 된 사항이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마른미래당은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한국당으로 돌아간 이학재 의원의 행보가 국회 운영위원회의 약속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 의원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민주평화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학재 의원을 향해 "정보위원장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학재 의원이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을 경우 한국당이 맡게 되는 상임위는 8개로 늘어난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정을 통해 결정한 민주당 8개, 한국당 7개, 바른미래당 2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1개의 균형이 깨지는 셈이다.

이를 놓고 김관영 원내대표는 “벼룩의 간을 빼먹는 행위”라고 평한 뒤 "정보위원장직 두고 당내 경선할 때 누가 이기든 1년만 한 뒤 교대하기로 했다"며 이혜훈 의원과의 교대를 주장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통과 이후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 의원이 다시 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 의원은 18일 탈당 기자회견장을 찾은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쫓겨 대기실로 피신해야 했다.

이학재 의원은 "당적 변경으로 위원장직을 내려놓거나 사퇴한 사례가 전혀 없다"며 정보위원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하지만 김관영 원내대표는 "2016년 진영 의원은 당시 당적변경(새누리당→민주당)을 하면서 안행위원장 자리를 내놓았다. 또 1998년 당시 김종호 정보위원장도 한나라당에서 자민련으로 옮기면서 정보위원장직을 내놓은 바 있다"고 관련 사례를 제시하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