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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중독 세밑 불안...'침묵의 살인자' 습격 막는 안전수칙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8.12.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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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침묵의 살인자’가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세밑이다. 가스보일러 연통이 어긋나 밤새 퍼져나온 무미·무색·무취의 일산화탄소가 ‘우정여행’ 중이던 고교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사고의 충격파가 크다.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일산화탄소 감지기와 경보기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을 만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70~1980년대 산업화 시대에 고단한 몸을 구들장에 녹였던 부모세대들은 당시 연탄가스 중독에 동치미 국물로 씻어내야 했던 일산화탄소의 위험이 되살아나고, 가스난방으로 편의를 누려온 자녀세대들은 그 편리함 뒤에 숨겨진 위해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등 모두들 경각심이 커지는 세밑이다.

강릉 펜션 사고를 계기로 일산화탄소 중독 예방을 위해 가스보일러 사용시 환기와 점검이 중요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난방기구, 특히 가스를 사용하는 보일러에 대한 주의가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통계로도 잘 알 수 있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가구에서 사용하는 난방의 84%가 개별난방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역난방(13%), 중앙난방(3%)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난방 형태로는 도시가스 보일러가 76%로 가장 많고, 기름보일러 15%, 전기보일러 4%, 프로판가스(LPG) 보일러 3% 순이다.

이처럼 가스를 이용하는 보일러가 대다수(79%)를 점하는 가운데 사고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는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모두 23건이 발생해 사상자가 49명(사망 14명, 부상 35명) 나왔다. 그중 도시가스 보일러로 인한 사장자는 38명(사망 8명, 부상 30명)에 달했다.

특히 강릉 펜션 사고처럼 배기통 이탈 등으로 유해 가스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중독으로 이어진 사고가 17건(74%)으로 대다수였다. 더욱이 화재 부상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8명의 사상자는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 실태.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이처럼 난방 기구를 사용할 때 석탄, 가스 같은 화석 연료가 불완전 연소로 생겨나는 유독성 가스가 일산화탄소다. 원래 탄소 연소가 완전히 타면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산소 부족 등 환경에 따라 완전히 타지 않으면 일산화탄소가 나오는데 색깔도 냄새도 없어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일산화탄소가 폐로 들어가면 산소보다 250배 더 빠르게 헤모글로빈과 결합, 산소 공급을 가로막아 저산소증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때 혈액량 감소 쇼크가 발생하고 심할 경우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일산화탄소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초기에는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졸음 등 증세가 나타난다. 중독 정도가 심각해지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중추신경이 마비되는데 골든타임에 고압산소치료 등을 받지 못할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의 후유증은 치매, 기억력 감퇴 및 상실, 신체 일부 마비, 언어장애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일산화탄소에 노출될 만한 위해 요인을 늘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주방에서는 가스기구로 조리할 때 꼭 환풍기를 틀고, 실내공간은 환기를 자주 하는 게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스보일러를 가동하기 전에는 철저한 점검이 일산화탄소 중독 예방을 위한 최선책이다.

보일러실은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한겨울에 칼바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환기구와 배기통을 막아놓으면 유해가스가 실내로 역류하게 돼 위험하므로 환기구는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찌그러진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내부가 이물질로 막혀있거나 구멍 난 곳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보일러를 켰을 때 과열되거나 소음, 진동, 냄새 등이 평소와 다를 경우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고 전문가에게 점검을 받아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스온수기의 경우 목욕탕, 화장실 말고 환기가 잘 되는 외부에 설치하는 게 좋다.

이렇게 환기와 점검이라는 생활 속 안전수칙만 잘 지켜도 ‘무색 무취의 살인자‘의 습격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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