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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 노조가 정문국 사장을 온 몸으로 거부하는 이유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8.12.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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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생명 최고경영자(CEO)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사장을 내정하면서 ‘외부 수혈’에 나섰다. 그동안 내부 인사를 등용하는 사례가 많았기에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 CEO 후보 선정을 마치고 정문국 사장을 신한생명 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는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아직 금융당국의 승인이 남아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를 해온 셈이다.

정문국 사장. [사진=연합뉴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동안 ‘하나의 신한’, ‘신한문화’ 등을 강조해온 점을 고려하면 ‘순도 100% 외부 인사’인 정 사장을 영입한 것은 말 그대로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비은행 부문 전문가를 데려와 내부인사와 경쟁을 시키면서 그룹을 성장시킬 것이라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한생명 노조가 정문국 사장의 입성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24일과 26일 투쟁소식지와 성명서를 통해 “구조조정 전문가 정문국 대표이사 선임을 결사 반대한다”며 정 사장의 내정 결정을 철회할 것을 잇따라 요구했다. 노조는 2016년 부임한 이병찬 대표이사와 함께 보험영업 체질개선에 성공해 성과를 내는 상황에서 회사 재무건전성 회복을 이유로 외부 인사 발탁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255억원으로 이병찬 대표 부임 전인 2015년 992억원 대비 26.5% 증가했다. 올해도 14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지급 여력 비율 상승 및 직원 복지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입을 모았다.

정문국 사장이 그간 강경한 구조조정 정책을 펼친 점도 노조가 반대를 외치는 이유 중 하나다.

정 사장은 2014년 오렌지라이프 사장에 오른 뒤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당시 1000명 이상이던 직원 수는 현재 750명으로 인력이 30%가량 빠졌다.

앞서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재임 기간에도 이 같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2008년 알리안츠생명 노조는 사측의 성과급제 일방적 도입과 노조탄압을 반대하며 생명보험업계 최장기인 234일 동안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신한생명 노조는 당시 정 사장이 이러한 쟁의행위에 대해 파업에 참여한 지점장 160명을 해고하고, 파업참가자 500명을 대상으로 직장 폐쇄 조치 단행을 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문국 사장이 외국계 보험사 대표이사로 근무했을 뿐, 영업구조나 조직문화가 다른 국내 보험사를 이끈 이력이 전무하다고 지적하면서 과거부터 단행된 지주사의 낙하산 인사가 이제는 외부 인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신한생명 노조는 정문국 사장 선임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상급단체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연대해 ‘구조조정 전문가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에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문국 사장이 새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노조 측의 반발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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