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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고객가치 강조 구광모의 LG그룹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1.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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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구광모 회장은 2019년 재계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중 한 명이다. 구 회장이 지난해 5월 별세한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41세란 젊은 나이에 LG그룹을 이끌고 있어서다.

구 회장의 친아버지는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구 회장은 ‘정도경영’과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그룹의 전통에 따라 2004년 구본무 회장 양자로 입적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를 연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7월 회장 취임 후 첫 출근을 하면서 집무실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LG전자)서 동관 30층((주)LG)으로 옮겼을 당시만 해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구광모 회장이 추진하고자 하는 LG그룹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분위기라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LG그룹이 순항 중인 까닭이다.

구체적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부회장 조성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원과 3조원을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더구나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삼성·SK 그룹 총수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했다. 방북 기간 내내 수첩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메모에 열중하는 구 회장의 모습은 LG그룹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아울러 구 회장은 흔쾌히 9215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상속세로 내겠다는 약속까지 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이미 1차 상속세액(약 1500억원)을 냈다.

LG그룹은 당시 “국내 역대 상속세 납부액 가운데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관련 법규를 준수해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정도경영’을 강조하는 LG그룹 회장의 상큼한 행보라 할 수 있다. 구광모 회장은 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새해 모임’에서 신년사를 통해 ‘고객’이라는 단어를 30차례 언급할 정도로 ‘고객 가치’를 거듭 강조하기도 해 이목을 끌었다.

구 회장은 이날 “LG의 진심이 담긴 우리만의 방식을 더욱 고민해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겠다. 제대로 실천해 간다면 ‘고객과 사회로부터 진정 사랑받는 LG’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우리에게는 고객과 함께 70여 년의 역사를 만들어 온 저력과 역량이 있다. 새로운 LG의 미래를 다 같이 만들어 가자, 저부터 실천하겠다.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데 구광모 회장의 기분 좋은 초반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대목이 있다. 다름 아닌 ‘일감 몰아주기’ 굴레다. 현재 ㈜LG 최대 주주는 구광모 회장으로 지분율은 14.72%에 달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다수의 LG그룹 계열사는 여전히 내부거래 물량을 바탕으로 매출을 올리고 최대 주주인 지주사 ㈜LG에 배당소득을 올려주고 있다.

실제 LG그룹 시스템통합(SI)업체 LG CNS는 2017년 매출 3조32억 원 가운데 43.5%인 1조3060억 원이 내부거래로 집계됐다. LG CNS는 2017년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183억 원을 배당했다. 이 같은 배당금을 가져간 최대 주주는 지분율이 85%에 달하는 ㈜LG다.

㈜LG가 1990년 일본의 스미토모화학공업, 일본촉매와 합작투자로 설립한 LG엠엠에이의 경우 2017년 매출의 41.3%(2859억 원)를 내부거래로 채웠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그룹사 LG화학과 LG하우시스다. 더구나 배당규모는 1020억 원에 달하고 배당성향도 83%나 된다. 물론 ㈜LG가 LG엠엠에이 지분 50%나 갖고 있으므로 지난해 510억 원의 배당수익을 가져갔다.

디스플레이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업체 실리콘웍스도 그룹 의존적 매출 구조와 함께 주요 주주인 ㈜LG에 배당했다. 이 회사의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은 92.1%나 된다.

눈에 띄는 점은 실리콘웍스의 2017년 결산 배당은 114억 원인데, 이 회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이 작년보다 41.4% 증가해 배당확대 여력이 커졌다는 데 있다. 그만큼 ㈜LG에 많은 배당금이 돌아간다는 얘기다.

2019년 'LG 새해 모임'. 사진은 구광모 회장(가운데)과 임직원들. [사진=연합뉴스]

LG그룹 광고계열사도 마찬가지다.

㈜LG가 지분 35%로 최대주주인 지투알의 경우 2017년 내부거래 비중이 75.3%에 41억 원을 배당했다. 지투알의 지분 35%를 보유한 ㈜LG가 최대주주인 건 두말할 것도 없다. 지투알의 자회사 겸 ㈜LG 손자회사인 HS애드도 매출의 63.6%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HS애드의 경우 자사 지분 100%를 보유한 지투알에 30억 원을 배당했다.

일각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지만, 여전히 LG그룹의 경우 내부거래를 통해 배당금을 주고받는 식으로 끼리끼리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고 꼬집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제부터 관전 포인트는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이처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빚어온 회사 지분을 어떻게 정리하거나 매각할지에 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사업을 물적 분할한 뒤 매각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개인지분을 보유한 글로벌 종합물류기업 판토스 지분도 매각했다. 판토스의 경우 LG전자 등 그룹사 물동량을 통해 매출 대부분을 기록한다.

그밖에 LG그룹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지흥은 LG그룹 구본준 부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G전자 과장이 지분 100%를 총 153억900만원에 사모펀드(PEF) '아이비케이에스세미콘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에 매각했다.

고 구인회 창업주 → 2대 고 구자경 명예회장 → 3대 고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정도경영’ 가치를 이어받은 구광모 회장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고 새해 창립 72년을 맞는 LG그룹의 비상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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