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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유통 '납품업체 갑질', 이수현 대표이사에 불똥?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1.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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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공정거래와 준법 정착,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농협만의 장점 극대화, 임직원이 신나는 활기찬 조직 분위기 정착 등에 앞장서겠다.”

이수현 농협유통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해 1월 2일 취임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1년 전 취임 당시 이 대표는 농협정보시스템 전무이사, 회원종합지원본부장(상무), 기획조정본부장(상무)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므로 별 탈 없이 농협유통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나아가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농식품전문매장인 농협하나로마트의 실적 향상에도 이 대표가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이수현 농협유통 신임 대표이사. [사진출처=농협유통 누리집]

농협유통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조3522억원이어서 이 같은 기대에 자못 부응했다는 평이 나온다.

한데 새해 벽두부터 농협유통을 둘러싸고 ‘납품업체 갑질 논란’이 불거져 이수현 대표에게 불똥이 튀고 있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농협유통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5600만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히면서다.

농협유통은 2010∼2017년 법에서 정한 요건을 위반한 채 납품업체에 제품을 반품하거나 종업원을 파견받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한마디로 농협유통이 상대적으로 ‘을’일 수밖에 없는 납품업체에 수년간 갑질을 벌여왔다는 얘기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농협유통은 2014년 1월∼2017년 7월 18개 납품업자와 제주 옥돔 세트 등 냉동수산물 직매입거래를 하면서 4329건(1억2000만원어치)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 같은 직매입거래는 농협유통에 애초 소유권이 넘어가는 거래이므로 반품 조건 약정이 없는 한 반품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농협유통은 명확한 약정이 없음에도 ‘하자가 있는 상품’ 혹은 ‘명절 등에만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반품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이수현 대표가 지난해 취임식에서 강조한 ‘공정한 거래 정착’이 참으로 무색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농협유통은 부당하게 납품업자 측 종업원을 파견 받은 혐의도 받는다. 2010년 3월∼2012년 9월까지 냉동수산물 납품업자가 임금을 부담하는 종업원 47명을 서면 약정 없이 파견 받았다가 적발됐다.

더욱이 농협유통은 명절 매출 목표량을 맞춘다고 가짜 매출을 올리는 꼼수를 부려 수수료를 부당하게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경우 2010년 9월∼2011년 2월 냉동수산물 납품업자 명의로 3억2000원에 달하는 ‘뻥튀기 매출’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농협유통은 1%(323만원)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을 납품업체로부터 받았다.

앞서 농협유통은 2012년 10월∼2016년 12월 6개 납품업자와 체결한 직매입 계약서를 계약이 끝난 날부터 5년 동안 보존해야 하는 의무도 위반해 공정위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농협하나로마트 CI. [사진출처=농협유통 누리집]

농협유통의 경우 농협 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경기·전주 지역 22개 농협하나로마트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다.

일각에서 “농협유통은 1998년 국내 최초로 농산물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식으로 광범위하고 탄탄한 유통체계를 확립했다”면서 “그야말로 이 같은 유통체계를 악용해 납품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은 것 아니냐”고 꼬집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수현 대표이사가 이번에 ‘납품업체 갑질’에 내려진 철퇴에 어떤 위기대응과 쇄신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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