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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갑질 논란‘ 대림 이해욱, 회장 승진과 청와대 모임 제외의 남다른 의미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01.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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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대림그룹이 이해욱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갑질·편법승계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경제인 모임 초청 명단에도 이해욱 회장이 제외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시장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해욱 회장의 취임 소식이 알려진 14일, 대림산업의 주가는 2.04% 곤두박질쳤다. 건설주들이 평균 0.68%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사진제공=대림산업 제공/연합뉴스]

대림그룹은 이날 이해욱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2011년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된 지 8년,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대표이사에서 사퇴하고는 1년 만이다. 이해욱 회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서도 대표이사로 복귀하지는 않는다. 반성의 시간을 가졌음에도 아직 완전한 이미지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리더십 기회를 맞았지만 이해욱 회장의 과거 오명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승진 하루 뒤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대통령의 경제인 초청 만찬에 재계 18위 그룹을 이끄는 이 회장의 이름이 빠진 것이 단적인 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25대 기업 총수들을 초청했다. 재계 25위 이내 기업 중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이해욱 회장만이 제외됐다.

이해욱 회장은 2016년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다수의 운전기사들에게 폭언은 물론이고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내렸다. 이행하지 않거나 주행 중 조금만 불편해도 몇 시간이고 욕설과 인격비하적 발언을 쏟아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불렀다. 1년간 교체된 운전기사가 무려 40여명에 달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사건으로 이 회장은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이해욱 회장은 그룹 승계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오너 일가가 비상장 계열사를 설립하고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키운 후 이를 바탕으로 지배기업의 지분을 헐값에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장악했다는 의혹이다.

재벌가에서 흔히 쓰였던 편법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구광모 회장, 세아홀딩스의 이태성 부사장 등 신세대 리더십이 꼼수를 부리지 않고 상속세를 완납하는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2008년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H&L과 합병했다. 대림H&L은 이해욱 회장이 개인 비용 1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해운중개업체로 100% 개인회사다. 이후 대림H&L은 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덩치를 키운 후 대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과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이 하나도 없던 이 회장은 32.12%의 지분을 확보하며 단번에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시스템통합업체(SI)인 대림I&S와 대림코퍼레이션이 합병됐다. 이 회장은 대림I&S의 지분 99.2%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합병을 통해 이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사실상의 기업 승계가 마무리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합병비율에 관한 의혹도 제기됐다.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H&L 합병시 대림코퍼레이션의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돼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주당 약 10만원 선으로 평가되던 대림코퍼레이션과 주당 5000원 정도였던 대림H&L의 합병비율은 1대 0.78이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 소장이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 이해욱 회장이 대림I&S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계열사들이 싼 가격으로 이 회장에게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으로, 대림산업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도 있다.

이밖에도 이 회장의 승계를 위해 무리하게 배당을 진행했다는 의혹도 있다. 2008년 대림I&S는 주당 2만6280원, 총 250억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전년도 영업이익이 122억원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에게 돌아간 130억원에 달하는 배당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해욱 회장은 취임 당일 사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명예회장님과 선배님들이 이루어 놓으신 대림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절대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라는 간단한 메세지를 남겼다. 이 회장이 흔들리는 리더십을 다잡고 재계 순위에 걸맞은 CEO로 거듭날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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