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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박원순·김부겸, 여권 잠룡 구도 뒤흔드나...낯가리는 유시민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1.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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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설계안을 놓고 언론을 통해 설전을 벌이면서 여권 내 ‘잠룡’들의 행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여권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기싸움’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으면서 잠재적 대선후보들의 경쟁구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때 이른 분석이란 지적도 나오지만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서울시와 행안부 수장 간의 충돌이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활발한 행보와 맞물리면서 벌써부터 자의든 타의든 대선가도를 향한 ‘몸풀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놓고 설전을 벌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촛불 민심’이 타오른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를 보는 박원순 시장과 김부겸 장관의 상반된 시각차는 연일 언론을 통해 공방전으로 비치면서 정가에 핫이슈가 됐다.

박원순 시장은 25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김 장관의 비판에 대해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딨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정부하고, 특히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며 "행안부가 (반대) 성명서를 냈다가, 다시 '잘 해서 협의, 해결해 나가겠다'고 양 기관이 만나 발표까지 했다. 그런데 장관님이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김 장관을 겨냥했다.

앞서 김부겸 장관은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의 설계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며 ”그냥 발표해서 여론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지난 23일 서울시가 발표한 설계안에 따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이뤄질 경우 정부서울청사 앞 도로를 없애야 하고 주차도 어렵게 되는 만큼 청사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며 광화문광장 설계안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범여권 대권후보 정치인 선호도 조사 결과. [사진=연합뉴스]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놓고 서울시와 행안부가 사흘째 공개적으로 충돌하자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대권 이슈'로 광화문 재구조화와 제로페이를 선택한 박 시장의 이슈 선점이라고 분석했다. 재임 8년차에 접어든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시정 평가는 물론 차기 대권레이스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와 이경수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2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번 사안이 차기 대선의 잠룡으로 꼽히는 두 기관 수장 간 입씨름으로 번지면서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차기 대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 서울시장과 행안부 장관의 설전을 대선주자 간 경쟁의 조기 점화로 바라보는 것은 확대해석이라는 시각이 여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박 시장과 김 장관의 설전에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구 잠룡들이 연이어 재판에 넘겨지면서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 구도에 변화가 예고된 바 있다.

잠룡구도 재편에서 이낙연 총리는 각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에 이어 내각 콘트롤타워에까지 오르면서 정치적 무게감을 꾸준히 늘려온 이 총리는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보인 정제된 언행으로 안정감을 더욱 키웠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원만한 호흡도 차기 대권주자로서 강점으로 꼽힌다.

여권에서 민감해 하는 현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경제성장과 안전사회 구축 등의 국정수행에 대한 뚜렷한 소신과 원칙을 내세워 ‘소리 없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은 이를 경계하면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제외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이 총리가 '범진보권'의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대장주’라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급등주’다. 노무현재단·유튜브·팟캐스트 등으로 현실 정치 울타리 밖에서 ‘가짜뉴스’와 전쟁 중인 유 이사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차기대선 출마 의사가 없음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유튜브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성공을 거두면서 오히려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미리보는 대권경쟁 구도의 한 축으로 주목받게 된 유 이사장은 급기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 대상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다. 하지만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예비 대권경쟁 시장에서 그에 대한 공개 민심평가는 계속된다.

‘정계복귀는 없다‘는 진정성을 호소하는 유시민 이사장의 ’낯가리기‘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수락하고 유튜브 활동에 나선 그의 행보를 '모순적이다'고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 이사장은 탤런트십이 강한 분"이라며 "지금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르면 공격당하기 때문에 대선 후보 조사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또한 유 이사장의 행보를 '몸사리기'라고 해석했다. 그는 "자기가 대권을 추구하겠다고 밝히면, 이후 행보가 뭐든지 순수하게 안 보인다. 비판의 표적이 된다. 그걸 피해 나가려는 것"이라며 "그게 바로 대권의 정석"이라고 평했다.

여권 내부 경쟁의 성패가 국민의 주목도로 이어지는 만큼 진보정치권에선 잠재적 후보군의 부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자간 경쟁 구도를 통해 일찌감치 대선흥행을 위한 유리한 발판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인 레임덕이 집권 3년차에 찾아오는 만큼 2019년 여권 내 잠재 대권주자들의 한걸음 한걸음은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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