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탄핵 결정을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당 대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슈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그간 '빅텐트론'을 주장하며 ‘친박-비박’ 논쟁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황교안 후보는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는 19일 TV조선 주최로 진행된 2차 TV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5·18 폄훼 논란에 대한 설전을 벌였다. 황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 탄핵이 타당했던 것인지에 동의할 수 없다"며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의 부당성을 지적하자 오세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정치적 판단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면)우리 당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당이 된다"며 "결국 내년 총선은 한국당이 탄핵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평가하고 심판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 후보는 황 후보는 '탄핵총리'로 규정하고 박 전 대통령과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당 대회 출마 이후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힌 황 후보는 탄핵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면서도 "과연 이 당에 탄핵을 놓고 ‘나는 아무 문제가 없고, 나와 관계없는 일이다’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동안 황 후보는 '배박(배신한 친박)'이란 논란을 빚을 정도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해왔다. 탄핵 프레임을 벗어나 영남권 세력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였다.
일각에선 황교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태극기 세력의 표심을 흡수해 '탈(脫) 탄핵정당'을 외치는 오세훈 후보와 격차를 벌리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