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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두루미와 암큰두루미의 종과 성별을 뛰어넘는 사랑 화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0.08.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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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 큰물새장에 요즘 종과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두루미와 큰두루미 한쌍. 둘 다 암컷인데다 다른 종인 두 조류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일은 그동안 없었던 일로, 6월 말에는 큰두루미가 두 개의 알까지 낳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재 큰물새장에는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를 비롯해 세계 희귀조류 19종 179마리가 살고 있다. 이 중 36마리의 두루미와 5마리의 큰두루미가 서로 어울려 살아가지만 짝짓기만큼은 같은 종끼리 짝을 맺어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두루미와 큰두루미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생김새와 자연에서 살아가는 곳이 달라 서로 만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큰두루미는 인도에서 필리핀제도에 이르는 남동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등지의 늪과 습지에서 살아가는 텃새고, 두루미는 한국과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를 오가는 철새이다.

그러나 둘은 모두 서울동물원 큰물새장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동고동락 해 온 사이로 지난 4월 말경부터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사육사에게 목격되기 시작했다. 두루미는 큰두루미 곁을 맴돌며 엉덩이를 보이는 암컷 특유의 짝짓기 자세를, 큰두루미는 두루미 곁을 맴돌며 다른 조류의 접근을 경계하며 큰두루미 특유의 섬세한 구애춤을 선보이며 독특한 울음소리를 내는 등 암컷의 구애자세로 반응을 보였다.

그러기를 거의 두 달, 지난 6월 22일과 25일에 호수 위에 만들어진 섬 한 가운데 큰두루미가 두 개의 알을 낳아 알을 품기 시작했다. 큰두루미의 부화 기간이 31~35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새끼가 부화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큰두루미와 두루미가 번갈아 가며 알을 품고 있다.

지인환 사육사는 “조류는 실제 짝짓기를 하지 않고도 산란이 가능하다며, 큰두루미가 낳은 알 역시 무정란”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특별한 사랑으로 낳은 알, 아무것도 모르는 큰두루미와 두루미는 건강한 새끼의 탄생을 위해 알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어미로서의 정성을 다하고 있다. 한 마리가 알을 품을 때면 다른 한 마리는 반드시 주위를 경계하며 다른 무리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서울동물원은 이들의 특별한 사랑이 가슴 아프지만 알 보호를 위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큰두루미와 두루미의 건강을 위해 곧 알을 품에서 빼낼 계획이다. 두루미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202호로 큰두루미와 함께 국제적으로도 보호받는 멸종위기종이다. 업다운뉴스=박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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