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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의 큰 별이 지다, 문동환 목사 별세에 정치권 애도 물결

  • Editor. 김기철 기자
  • 입력 2019.03.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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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으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문동환 목사의 별세에 정치권의 추모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평생 조국의 평화와 민주주의에 헌신하신 문동환 목사님의 명복을 빈다”며 “후배들이 이어가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고인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와 평화민주당에 입당할 당시 재야세력을 주축으로 결성한 ‘평화민주통일연구회(평민연)’ 출신이다.

이 대표와 같은 평민연 출신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고인이 98세를 일기로 눈을 감은 9일 SNS를 통해 추모글을 남겼다. 우 의원은 “평민연 총무국장으로 일할 때 (고인을) 이사장님으로 모셨다”며 “너무나 인자하고, 형님인 고(故) 문익환 목사님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통일을 향한 굳은 의지를 가지고 계신 어른이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는 문동환 목사 빈소. [사진=연합뉴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별도 논평을 내고 고인을 애도하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은 “고인은 독립운동사, 민주화운동사, 민중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한순간도 안주하지 않고 행동하는 실천가로서의 삶을 살았다”면서 “민주화운동의 대부, 문동환 전 의원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김정현 민평당 대변인은 “특히 13대 국회에서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헌정사에 5·18민주화운동의 위상을 굳게 새기신 모습은 아직도 선연하게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문동환 목사님의 영면을 기원하며, 그분께서 남긴 민주화의 열망과 헌신을 잊지 않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데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985년 12월 27일에 찍었던 생전 문동환 목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진보 신학자인 고 문동환 목사는 일제강점기였던 1921년 5월 5일 독립신문 기자였던 문재린 목사와 여성운동가인 김신묵 여사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형은 고인이 된 문익환 목사이고, 윤동주 시인과는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1938년 은진중학교를 마치고 은사인 김재준 목사의 권유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도쿄신학교와 일본 신학교에서 공부한 뒤 고향 용정 만보산초등학교와 명신여고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1951년 미국 유학을 떠나 웨스트 신학교, 프린스턴 신학교를 거쳐 하트퍼드 신학대학에서 종교 교육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학 중 만난 해리엇 페이 핀치백(문혜림) 여사와 결혼했다.

1961년 귀국해 모교인 한국신학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1970년 전태일 분신과 유신헌법 공포를 겪으면서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75년 동료 해직 교수인 서남동 안병무 이문영 등과 갈릴리교회를 설립해 민중교회의 모태를 마련했다.

1976년 3월 1일엔 함석헌 윤보선 김대중 문익환 등과 함께 ‘3‧1민주구국선언’에 서명해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22개월간 복역했다. YH사건으로 또다시 구속됐다가 유신정권 몰락 시점에 출옥해 복직했다.

1979년 유신정권이 끝이 나면서 한신대 교수로 복직했지만 전두환 정권에 의해 다시 해직돼 미국으로 망명했다. 1985년 귀국해 한신대에 복직했고 이듬해에 정년으로 퇴임했다. 퇴임 후 미국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도움을 준 인연으로 1988년 평화민주당에 수석부총재가 됐다.

국회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3당 합당에 반대해 정계 은퇴했다. 이후 1991년 부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 노년을 보내면서 젊은 목회자들과 함께 성서 연구에 힘썼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아들 창근·태근, 딸 영혜·영미(이한열기념관 학예실장)씨 등이 있다. 문성근(영화배우)씨가 조카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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