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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 강했던 금융지주, 외부 IT 전문가 영입으로 '디지털 전환' 박차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4.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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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KB·신한·우리·하나 등 시중 4대 금융지주들이 IT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 점포수 감소에 따른 비대면 거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따라 디지털 금융 상품·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다.

순혈주의가 유독 강했던 시중 금융지주들이 IT관련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IT 회사와의 업무협약(MOU)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관련 부서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변모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4대 시중 금융지주. [사진=연합뉴스]

우선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데이터전략본부장에 삼성전자 출신인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영입했다. 윤 신임 데이터전략본부장은 삼성전자, 삼성SDS,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했던 만큼 디지털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다. 해당 영역의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IT 역량을 강화한다는 KB금융지주의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아울러 KB금융지주는 지난달 14일 LG그룹과 블록체인, AI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지주는 LG의 신기술 업무협약을 통해 실제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언을 통해 2025년까지 4000여명의 디지털 인재를 영입하고 디지털 사업에만 총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KB금융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한 바 있다. 해당 부서는 그룹 내 디지털·IT·데이터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한 하나금융지주는 디지털 전환 특임조직인 ‘디지털랩’과 ‘데이터전략부’을 하나은행 전면에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기반 금융그룹으로 변모하기 위해 2020년까지 디지털 전문 인력 1200명을 육성하고 외부 혁신기술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지성규 KEB하나은행 은행장은 지난달 21일 취임식에서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은행은 디지털 전문 인력 모시기에도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초 김태영 전 필립스아시아태평양 전략사업부문 대표, 이명섭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등 IT 인재를 영입했다. 김태영 사외이사와 이명섭 사외이사는 IT 전문가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당시 김태영 사외이사에 대해 “금융업종의 다양한 부문에서 깊은 실무적 경험을 쌓았고 경영정보시스템(MIS) 경영학 박사로서 한화생명보험에서 CIO로 활동하는 등 IT 부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깊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명섭 사외이사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은행업종의 이사회에 깊이를 더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4일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ICT기획단’에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ICT기획단장 겸 그룹 최고정보책임자로 선임했다. 노 전무는 LGCNS 상무이사와 우리FIS 전무를 거쳐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역임한 IT 전문가다. ICT기획, 디지털 전략, 정보보호업무 등 3개 분야의 전략 수립 및 추진을 총괄한다. ICT기획단은 우리금융그룹 ICT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IT시스템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빅데이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보공유체계를 추진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부합하는 IT전략방향을 수립하고 지원하기도 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인공지능(AI) 전문 투자자문사 신한에이아이(shinhan AI)를 설립하고, 지난 1월 등기를 완료했다. 신한AI는 이르면 상반기에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AI는 미국 IBM의 AI 기술 '왓슨'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 1만4000개 이상의 상품과 시장의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적합한 투자 솔루션과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유종업계 한 관계자는 “각각의 금융지주들이 디지털 사업 확장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선제돼야 할 것은 각 금융지주들의 디지털 플랫폼 통합 등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눈에 보이는 외부 사업 확장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내부 단속을 하면서 소비자들을 위한 디지털 혁신에 다가가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전문가들은 시중 금융지주들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로 현재 각기 다른 계열사들의 디지털 플랫폼 통합을 꼽고 있다.

시중 4대 금융지주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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