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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과이도, 군사봉기 시도…첫 무력카드, 신의 한수? 자충수?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9.05.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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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일부 군인들과 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를 시도해 ‘한나라 두 대통령’ 정국이 시계제로의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과의도 의장의 군사 봉기 시도가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평화적인 압박 대신 무력적인 수단에 의존한 것이어서 평가와 분석이 엇갈린다.

로이터·AP·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 온 과이도 국회의장은 30일(현지시간) 촬영된 3분짜리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내 ‘자유 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며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장 군인들을 배경으로 한 동영상에 등장한 후안 과이도 의장. [사진=EPA/연합뉴스]

동영상 속의 그는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에서 팔뚝에 푸른 띠를 찬 수십명의 중무장 군인들과 장갑차 몇 대에 둘러싸인 모습이었다. 이렇게 언론에 노출한 그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미래는 우리 것”이라며 “국민과 군이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규모 군사 봉기 시도는 1일 열리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최종단계’의 하나로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가두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AFP통신은 보건당국을 인용해 군인 1명 등 총상자 2명을 포함해 최소 6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부상 대부분은 고무탄을 맞고 발생했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마두로 정권은 이번 무장 봉기 시도가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규정하며 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 지도부의 충성을 받고 있다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군부가 자신에게 완전한 충성을 보였다”며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기 위한 군부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과이도 의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군부의 지지가 확고하다며 건재를 과시한 마두로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에 돌입했다. 그는 과이도 의장을 겨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쿠바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과이도 의장은 지난해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해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미국도 이날 과이도 의장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히며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에 나섰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라며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이 군과 함께 행동에 나서 정권 퇴진 압박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대규모 정전 혼란 속에서 마두로 정권을 규탄하기 위한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과이도 의장이 군부의 동참을 촉구한 것은 마두로 정권이 군부의 지지를 토대로 권좌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 퇴진운동에 기폭제가 될 만한 특단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한 후 군부의 지지가 정권 교체의 핵심이라고 판단해 군부가 정권에서 이탈해 야권을 지지해줄 것을 줄곧 요청했지만 군 수뇌부가 현 정권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요지부동하자 과이도 의장으로서는 전략 변화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과이도 의장의 군사 봉기 시도를 ‘대담하면서 위험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번 군사 봉기 시도가 임시 대통령 선언 이후 과이도 의장이 추진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었지만 광범위한 군사 반란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미국 CNN은 “과이도가 군사행동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반정부 세력의) 시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처럼 과이도 의장의 계획대로 군부가 군사 봉기에 나서면 정권 퇴진을 앞당기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군부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면 과이도 의장이 체면만 구기면서 정치적 입지만 좁아질 수 있고 마두로 정권의 과이도 의장 체포를 한층 독려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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