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미국과 대만이 중국을 향해 반성과 당시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역린을 찔린 중국은 톈안먼 사태가 빛바랜 역사적 사건이 됐다며 애써 외면하는 스탠스를 취했다.

워싱턴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인권유린 실태 등을 성토하며 인권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6월 4일을 맞아 중국 국민의 영웅적인 저항 운동을 기린다"며 "1989년 6월 4일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톈안먼 광장으로 탱크를 보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만연한 부패 종식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 희생당한 많은 이들에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사망자와 실종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명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를 존중하겠다는 공산당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중국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대만도 톈안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표적 반중인사로 꼽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톈안먼 사태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3일 총통부에서 '해외 민주 인사'들을 접견한 뒤 "6·4(톈안먼 사태)와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의 민주화 시국 사건) 이후 대만은 민주·자유의 길을 걸어갔다"며 "중국 역시 이러한 길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세계 주요국에서 나온 반성 촉구를 일축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사설을 통해 천안문 사태를 “희미해진 역사적 사건”이라 규정하고, 해외에서 이 사건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해 "중국 사회에 아무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1989년 6월 4일 중국의 베이징시의 중앙에 있는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학생과 시민들을 중국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해 유혈사태를 일으킨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