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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 우리 스치듯이 꼭 만나자"…네 어린이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네살 김하늘양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07.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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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불의의 사고로 6개월 넘게 뇌사상태에 빠졌던 네 살배기 어린이가 4명의 다른 어린이에게 장기기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故) 김하늘 양은 지난해 12월 28일 부모와 한살 터울 여동생과 함께 경기도 가평의 한 펜션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펜션 내 수영장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 하늘 양은 급히 강원도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거주지인 수원시 한 병원으로 옮겨 하늘 양을 치료하려 했지만, 뇌사판정을 받은 김하늘 양을 선뜻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다. 이 소식을 접한 수원시의 조치로 하늘 양은 지난 1월 12일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6개월 넘게 연명치료를 받았다.

4명에게 장기기증하고 하늘나라로 간 김하늘 양.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고, 하늘 양의 부모는 '하늘이의 심장을 다른 곳에서 뛰게 해주면 어떻겠느냐'는 아주대 병원의 얘기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결국 하늘 양은 지난 7일 심장, 간과 폐, 콩팥 1개씩을 4명의 어린이에게 이식해주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김하늘 양의 부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하늘이는 항상 웃으면서 짜증도 안 부리고 소외된 아이까지 상냥하게 돌보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우리 하늘이를 친딸처럼 이뻐하고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늘이를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하늘아, 우리 스치듯이 꼭 만나자'라는 말을 해줬다"고 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하늘 양의 아버지는 "장기기증에 대한 안 좋은 정보와 속설들이 너무 많아 처음에는 장기기증을 꺼렸지만, 장기기증하신 분들의 뉴스 사연을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서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만 용기를 내면 많은 사람에게 새 삶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기증한 유족이 장기기증 후 시신을 직접 수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장기기증자에게 최소한의 예우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장기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어린이에게 새 삶을 안겨준 김하늘 양의 마지막 선물이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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