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이 장관급 만남을 제의한 우리 정부의 제안을 또 다시 거절했다.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미국 내에서도 한일 양국의 무역갈등이 자국과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에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나자는 제안을 했는데 일정상의 이유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한국 측의 공개적인 양자협의 제의를 거부한 데 이어 유 본부장 명의의 제안도 거절한 것이다.

지난 23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출장을 다녀온 유 본부장은 "(미국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일본의 조치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어서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한일 양국을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미국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일본의 수출규제가 미국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스 장관이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와 밀접하게 연관 미국 업계도 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미 정부와 의회, 업계, 싱크탱크 등 전문가 집단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무역질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명희 본부장은 방미 기간 로스 장관,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마이클 맥컬 하원 외교위 간사 등 30여명에 달하는 미 경제·통상 인사와 잇따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가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