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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9 게임업계…지형도 변화·게임중독·판호규제·52시간 근무제 찬반까지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12.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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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중국의 한국 게임 판호 규제와 주52시간 노동시간 따른 노사간의 갈등,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 규정 등 올 한 해 국내 게임업계에는 대형 이슈가 산적했다. 

이같은 갈등은 내년에도 게임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각각 'V4'와 '리니지2M'의 초반 흥행을 성공시키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CI. [사진=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제공]

◆ 게임업계 지형도 변화, '주춤' 넥슨·'저력' 엔씨·'이색' 넷마블·'대박' 펄어비스

2019년 한국 게임업계의 지형도 변화가 감지됐다. 연초부터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대표가 넥슨 매각의사를 밝히면서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업계 맏형이 떠난다는 상징성과 매각희망가격이 10조원이 넘는다는 규모 측면에서 화제가 됐으나 없던 일로 끝났다. 이후 김 대표는 '던파의 아버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해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상반기 어려움이 있었지만, V4의 출시로 안정세에 접어든 넥슨이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올한해 유일하게 한국게임 업계에서 유일하게 대성공을 거둔 게임사다.  2017년 발매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리니지M을 지난달 출시된 리니지2M이 꺾고 1위 자리에 오르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 규모를 더욱 키웠기 때문이다.  

'BM(수익모델)'적 측면에 있어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의 힘을 보여준 엔씨는 연말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300만원의 보너스를 제공했다.

넷마블은 게임사답지 않은 이색행보를 보였다. 지난 10월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협상에 돌입하며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게임산업으로 다져진 인공지능(AI) 노하우와 웅진코웨이의 가전을 결합해 스마트 홈 가전으로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일곱개의 대죄', 'BTS월드' 등 올해 출시한 게임의 평도 나쁘지 않았다. 게임사 담지 않게 여러모로 이색적 행보를 보였다는 평이다.

펄어비스는 올한해 3N 이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스타 2019에서 유일하게 모바일이 아닌 PC·콘솔 플랫폼의 신작 4종을 공개했다. 4종의 게임의 트레일러 영상들은 시네마틱이 아닌 인게임 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으로 또한번 주목을 받았다. 멀티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 플레이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시점에서 국내 게임사 가운데 콘솔분야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펄어비스가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WHO 게임질병화 코드·중국 판호규제는 여전…韓 게임업계 강타한 악재

2019년 5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지정하는 안을 포함한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 11차 개정안(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날을 세웠다. 산업계와 의료계가 부딪히는 동안에 한방치료가 대두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 업계는 즉각 반발했고, 한국게임학회 등을 포함한 국내 94개 단체는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2023년부터 3년간 국내 게임시장 매출이 최대 11조원 줄어들고 8,700명가량의 고용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7월 국무조정실이 민간위원 14명과 정부위원 8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출범시켜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여전히 업계의 우려는 크다. 과거 셧다운제 도입과 결제 한도 규제로 인해 게임업계 전반이 위축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여전히 굳게 닫친 중국의 판호도 문제였다.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길은 열리지 않았고, 그 사이를 틈타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지난 4월부터 재개된 중국의 판호는 한국을 제외한 일본과 서구권 게임에 집중됐다. 재개 사실 그 자체만으로 국내 게임업계도 술렁였지만, 한 해가 다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한국 게임은 판호를 발급 받은 것이 없다.

반면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공략했다. 이들은 톱스타 마케팅으로 초기 사용자 유입률을 올린 뒤 자극적인 과금 체계를 도입해 매출을 극대화했다.그 결과 중국 게임 시장은 올 한 해 크게 성장한 반면 국내 게임 시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18일 중국의 게임정보 플랫폼 CNG가 발표한 ‘2019년 중국게임산업연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중국 게임시장 및 해외수출 총액은 3,102억여위안(약51조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반면 한때 20%에 육박하던 한국 게임의 성장률은 올 한해 5%에 그치고 말았다.    

그나마 하반기에 들어서야 한류게임들이 뒷심을 보여줬다. 넥슨의 V4가 출시와 동시에 상위권에 안착하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는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또 리니지2M(1위), 리니지M(2위), V4(3위)가 장기 흥행의 조짐을 보이면서 국산 게임의 저력을 확인시켜줬다. 

 

지난 3일 넥슨 사옥 앞에서 열린 넥슨 노조 집회. [사진=연합뉴스]
넥슨 사옥 앞에서 열린 넥슨 노조 집회. [사진=연합뉴스]

◆ 주52시간제 도입으로 게임업계 노사갈등 심화…게임노조 출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산업계 전반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진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도 이를 두고 노사간의 극명한 의견차가 발생했다. 게임업계 CEO들이 '주 52시간제'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반면 노동자들은 또다시 '구로의 등대', '판교의 등대' 등의 폐단을 반복할 것이냐며 비판했다.

게임업계 CEO들은 '주52시간제' 도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크래프톤 의장이자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인 장병규 의장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등이 정부를 향해 강력히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이들의 불만은 현업종사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에게 지탄받았다. 특히 11월 들어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한다는 내용의 '주 52시간제 보완대책'이 언급되기 시작하자, IT업계 노조들은 이를 명목으로 근로시간 확대 사유를 늘려선 안된다며 공동 성명을 냈다.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 등 IT업계 노조들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주 52시간제 보완 대책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시간 연장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노조에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정부 발표대로 일시적 업무량 증가에 따라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할 경우 게임 업계는 신제품 출시나 업데이트 시기가 오면 노동자들에게 ‘크런치 모드’를 합법적으로 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게임업계의 과도한 노동강도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크런치 모드'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의견도 많다.

과거 중견 규모 게임사 개발팀으로 있던 업계관계자는 "'크런치 모드'라는 것이 정말 사람을 피말리게 한다. 과로사 이후에는 조금 줄었다고는 하지만 소위 '사람을 갈아서' 서비스를 하는 형태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정말로 게임 출시를 위해 '사람을 갈아넣는' 나쁜 행태를 뿌리뽑아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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