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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호반건설, '분양가 뻥튀기'·'편법증여 의혹'으로 몸살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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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에 빛나는 호반건설이 최근 바람 잘 날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하남 위례신도시 공공택지 내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건축비를 부풀려 수천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불공정 경쟁과 부당 내부거래 혐의도 받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은 지난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과도한 분양가가 책정됐다”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호반건설이 수천억원대의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호반건설 사옥. [사진=연합뉴스]

경실련은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건축비를 평당 1000만원까지 부풀려 건축비에서 3000억원의 수익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000만원 건축비 중 간접비와 가산비가 480만원으로 절반을 차지하는데, 과거 위례에서 공급된 A1-11블록의 간접비와 가산비는 107만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직접공사비는 과거와 비교해 60만원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는 큰 차이가 없지만 부풀리기 쉬운 간접비와 가산비를 부풀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에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평당 500만원이 적정건축비로 추정된다”면서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약 3000억원의 건축비 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경실련에 따르면 호반산업과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A1-2블록과 A1-4블록에 분양하는 이들 단지는 공공택지에 공급되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

호반산업 등은 최근 송파구와 최들 단지의 분양가를 각각 3.3㎡ 당 2200만원과 2260만원으로 최종 협의하고, 이날부터 1순위 분양에 들어갔다.

하지만 호반써밋 송파 1차는 전용면적 108㎡ 689가구, 2차는 전용 108~140㎡ 700가구 등으로 대형 평형만 공급되면서 상한제를 적용하고도 모든 세대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었다.

위례신도시 A1-2, A1-4 두필지는 계열사를 동원하는 벌떼입찰로 공공택지의 상당부분을 호반건설 계열사들이 낙찰 받았다.

하지만 실제 낙찰 받은 계열사가 아니라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공급한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경실련은 “두 블록을 낙찰받은 업체는 각각 호반 계열사인 베르디움하우징과 호반건설주택인데, 실제 아파트를 분양한 곳은 계열사가 아닌 호반건설”이라며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확보하고 일감을 몰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대표는 “국민의 땅을 강제 수용해 공급되는 공공택지와 아파트가 공기업과 건설사의 이익에 사용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공급시스템으로는 3기 신도시도 같은 문제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위례신도시 분양가 분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반건설을 둘러싼 잡음은 또 있다. 공공택지를 사들인 뒤 이를 자녀들에게 전매하는 일종의 ‘편법증여’로 기업 승계를 꾀한 신종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은 지난달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과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호반건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서면조사를 마무리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호반건설 사례를) 언론을 통해 보고 있다. 불공정 행위와 일감 몰아주기 등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고,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호반건설에 대한 조사 질의가 나오자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국감에서 제기된 호반건설 관련 의혹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LH 공동주택용지 싹쓸이’와 ‘내부 거래로 아파트 용지를 사주 자녀들에게 빼준 일감 몰아주기’ 등 크게 두 가지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43개 계열사를 동원해 LH가 분양한 473개 아파트 용지 중 44개 필지(9.3%)를 싹쓸이했다. 경실련이 LH의 택지 분양 및 전매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호반건설은 낙찰 받은 44개 필지 외 추가로 3개의 필지를 더 사들여 47개 아파트 용지에서 분양사업을 실시했다.

호반건설은 이렇게 낙찰 받은 아파트 용지 44개 중 17개를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과 둘째 김윤혜 아브뉴프랑 마케팅실장, 막내 김민성 호반건설 전무 등이 대주주로 있던 계열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알짜 아파트 용지 9개를 내부거래를 통해 확보한 김대헌 부사장은 여기서 분양 매출 2조9317억원과 분양 수익 7912억원을 챙겼다. 김민성 전무는 택지 내부거래 3건을 통해 1조5290억원의 분양 매출과 4766억원의 분양 수익을, 김윤혜 실장은 2건의 내부거래로 2671억원의 분양 매출과 458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호반건설은 서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해야 할 공공택지 사업에서 엄청난 분양수익을 챙겼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편법 증여로 오너일가의 수익을 챙기면서 세금 없이 기업 승계를 이뤘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정위가 정당하지 않은 사익편취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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