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0-20 09:19 (화)
'기생충',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쾌거…2월 아카데미상도 신기원 여나
'기생충', 한국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쾌거…2월 아카데미상도 신기원 여나
  • 조승연 기자
  • 승인 2020.01.06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상와 더불어 양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 시상무대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의 영예를 안았다. 골든글로브가 '아카데미 전초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상을 거머쥘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LA발 연합뉴스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올해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기생충'을 선정해 공식 발표했다.

'기생충'은 외국어영화상(베스트 모션픽처-포린 랭귀지) 부문에서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비롯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더 페어웰'(중국계·미국), '레미제라블'(프랑스) 등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영광을 안았다.

'기생충'으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받은 봉준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첫 쾌거이며, 후보 지명 자체도 최초였다. 194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개최 이래 처음으로 한국어 수상 소감이 전해진 것이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은 1987년 44회 시상식부터 개설됐다. 역대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에는 '시네마 천국', '패왕별희', '파리넬리', '와호장룡' 등 많은 영화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작들이 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후 공식 소감을 통해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며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I think we use only one language, Cinema)"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감독상과 각본상까지 석권하지는 못했다. 영화 '1917'의 샘 멘데스가 감독상을,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를 연출하고 시나리오를 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각본상을 각각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내역. [그래픽=연합뉴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세계 최고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그동안 15개 이상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영화제 이외에 각종 시상식에서 30여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그중 골든글로브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세계 영화산업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가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또한 기생충이 다음달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상에서도 최우수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부문 후보로 포함된 가운데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골든글로브 수상작이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은 봉준호 감독 개인에게도 의미가 크다. '설국열차'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활동 무대를 넓힌 봉 감독은 넷플릭스와 손잡고 '옥자'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틸다 스윈튼, 크리스 에반스 등 할리우드 유명배우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할리우드 내에서 봉 감독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는 아주 작은 소품부터 배우 행동까지 의미를 담는 정교함, 섬세함이 담겨 있다는 의미로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디테일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 이어 골든글로브를 매료시켰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다음달 아카데미상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