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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객기 격추' 시인에 후폭풍...시민들, 반미에서 반정부시위로 '분노의 U턴'
이란 '여객기 격추' 시인에 후폭풍...시민들, 반미에서 반정부시위로 '분노의 U턴'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0.01.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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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이란 정부가 미사일 오인 발사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추락시켜 176명을 숨지게 한 사실을 뒤늦게 시인하면서 정부를 향한 이란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격추당한 여객기에 탔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정부를 규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내 반정부 시위자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이란 정권 흔들기에 나섰다.

카이로발 연합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ISNA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샤히드 베헤시티대학에 학생 수백명이 모여 여객기 격추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정부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카이로발 연합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ISNA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샤히드 베헤시티대학에 학생 수백명이 모여 여객기 격추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정부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시위 참가자들은 "그들(정부)은 우리의 적이 미국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우리의 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반정부 집회는 수도 테헤란뿐 아니라 시라즈와 이스파한 등 지방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3일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하자 이란 시민들은 "미국에 죽음을"과 같은 반미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를 두고 사흘 만에 입장을 번복하면서 이란 내 반정부 여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정부와 혁명수비대 측은 여객기 격추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외국에서 전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직접 적어 넣고 "우크라이나 여객기 참사의 희생자 가족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이란 외무부가 쉬는 날 없이 24시간 응대하는 핫라인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이란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혁명수비대 또한 "모든 책임은 군에 있다"며 사죄했다. 이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내 반정부 여론을 부추기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어와 페르시아어(이란어)로 "나는 대통령 취임 때부터 오랜 시간 고통 받아온 용감한 이란인(시위대)들을 지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우리는 당신들의 용기에 감명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정부를 향해선 "평화로운 시위자들에 대한 학살이나 인터넷 차단은 안 된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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