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가계 빚 증가속도는 다시 빨라졌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7조6000억원(1.8%) 증가했다. 분기별 증가금액 기준으로 2017년 4분기(31조5000억원·2.2%)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분기별로는 1분기 0.2%, 2분기 1.1%, 3분기 1.0%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뜻한다.
2015년(10.9%)과 2016년(11.6%) 가파른 속도로 증가한 가계신용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2017년(8.1%), 2018년(5.9%), 2019년(4.1%·63조4000억원) 등으로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이 이전 분기들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오자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504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7조8000억원(4.0%) 늘었다. 2018년 76조8000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이는 2013년(54조600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23조원 증가해 2017년 4분기(28조7000억원) 이후 분기 기준 2년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택대출이 12조6000억원 늘었고, 기타대출(일반신용대출 등 포함)은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전 분기 대비 각각 3조1000억원, 6조5000억원 확대했다.
반면 은행 가계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연중 54조6000억원 늘어나 지난 200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증가 규모를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9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가계빚 폭증기이던 2016년(40조원) 수준 만큼 불어난 영향이 컸다.
가계 소득 대비 빚 부담을 측정하는 지표인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현재 96.6%로, 2분기 말(95.6%)보다 상승했다. 소득보다 빚이 여전히 빨리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