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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코로나19 백신 개발계획만으로 요동치는 제약바이오주, 자칫 '개미지옥' 될라 
[포커스] 코로나19 백신 개발계획만으로 요동치는 제약바이오주, 자칫 '개미지옥' 될라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0.03.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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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위를 떨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주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만으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에 대응할 항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대표적인 코로나19 테마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관련 주식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등락 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불확실성과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을 틈타 주가 상승으로 한몫을 잡으려는 작전 세력이 개입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추격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픽사베이]
제약·바이오 주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만으로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포 충격파가 국내 증시에도 거세게 몰아치면서 13일엔 주가 폭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되는 초유의 사건으로 이어졌다.

팬데믹 공포가 불러온 최악의 폭락장 속에서 일양약품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일양약품이 자사의 백혈병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양약품은 '신·변종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 연구과제 진행 중 발견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과 백혈병 치료제 신약으로 출시된 슈펙트 등에서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슈펙트 효과로  2012년 10월 일양약품으로부터 슈펙트에 대한 국내 영업판권을 넘겨받은 대웅제약도 '코로나주'로 부상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다만 시판 중인 약물이라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고, 기전을 밝힌 뒤에도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이 호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3일 일양약품, 대웅제약 코스피 장마감 차트. [사진=네이버 화면 갈무리]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13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12일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발굴해 최소 6개월 안에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셀트리온의 주식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치료 신약을 개발한다는 소식만으로 제약·바이오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증시는 공포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처럼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추종 매수와 매도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는 "코로나19 테마주 대부분이 실적에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부정확하거나 불확실한 정보만 믿고 기업 가치와 무관한 주식을 사들일 경우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일부 제약, 진단검사, 바이오 기업이 한몫 잡겠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작전세력과 언론매체를 통해 부풀려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투자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지난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국내 15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 현황. [자료=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조사해 지난 9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5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백신·치료제 임상실험과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남을 따라 무작정 주식을 사는 뇌동매매는 더욱 경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