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과 정부의 개학 연기로 온 가족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사 노동의 부담을 덜어줄 생활·주방가전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반려동물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신발건조살균기, 2세대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관리기 등 품목도 진화하고 있다. 청결, 위생과 관련된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실제 맘 카페 등 SNS에 올라오는 코로나19 관련 글에는 설거지, 빨래 등 위생과 연관된 가사 키워드가 등장하며 위생 가전 소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일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가전 카테고리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가사노동을 도와줄 생활 주방 가전의 판매가 급증했다.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이라는 소비 경향을 넘어 이제 각 가정의 필수 ‘가사도우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식기세척건조기는 3배 가까이(187%) 팔렸고, 야채과일세척기는 375%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의류건조관리기는 60%, 침구청소기는 230% 증가했다. 살균램프(247%), 초음파세척기(550%), 신발살균건조기(74%) 등 집 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소형 가전들의 판매 신장도 눈에 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가전제품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전 1시에 선보인 펫 가전기업 아베크의 ‘펫 살균케어룸 렌탈 상품’이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문건수 약 500건을 기록했다. 기존 동일 시간대 평균 주문수량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건조 기능뿐만 아니라 살균 기능이 적용된 상품을 최저 월 3900원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소비자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토탈케어펫필터’를 탑재해 탈취 및 털·먼지 제거 성능을 강화한 LG전자의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펫’도 올해 1월 출시한 이후 판매 비중이 점차 증가하며 현재 롯데홈쇼핑 공기청정기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캐리어 클라윈드 공기청정기 펫’을 출시한 캐리어에어컨도 이에 질세라 5일부터 SK스토아 홈쇼핑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캐리어 클라윈드 공기청정기 펫’은 반려동물의 털 날림에 특화된 펫 전용 프리필터를 갖췄다. 기존 필터 외곽에 탈부착이 가능한 분리형으로 개발돼 기존 제품을 사용하고 있던 고객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에는 ‘나노이 제균 기술’이 적용됐다. 나노이 제균 기술은 물 분자를 10억분의 1 크기인 나노이 입자로 공기 중에 분사하고, 이 나노이 입자가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에 침투해 비활성화시킴으로써 집안 공기 중의 유해물질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신발건조살균기(신발관리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높다.
이 제품은 신발을 넣어두면 탈취는 물론 습기까지 제거해준다. 집에서도 신발을 청결하게 관리해주는 제품인 만큼, 장마철을 앞둔 출시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발관리기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제품을 공개하며 상반기 내 출시를 알린 제품으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척 성능이 진화한 2세대 식기세척기도 소비자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품목이다.
식기세척기는 과거 아파트에 붙박이 형식으로 설치된 경우 많았다. 하지만 손 설거지보다 깨끗하지 않다는 인식으로 방치되는 일이 허다했다. 손 설거지보다 세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최근 출시된 이른바 2세대 식기세척기는 수년 전에 비해 뛰어난 세척 기능을 자랑한다. 더 섬세하고 꼼꼼해졌다는 평가다. 식기에 분사하는 물의 압력과 각도, 양 조절 등이 개선됐다는 것.
실제로 LG전자가 부산대학교 감각과학연구실의 이지현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식기세척기와 손 설거지 비교 행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식물로 오염된 식기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식기세척기의 세척력이 손 설거지보다 약 26% 더 뛰어났다.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은 SK매직과 LG전자가 2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쿠쿠도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국내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2018년 약 10만대, 지난해 20만대로 두 배 성장했다.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올해는 연간 판매량이 30만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청결 가전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옥션에서는 삼성전자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제품을 선별해 할인 판매하는 ‘삼성전자 으뜸효율가전’ 기획전과 LG전자의 코드제로 청소기, 건조기 등을 스마일배송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LG전자 브랜드위크’ 기획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행사카드로 삼성·LG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를 구매할 시 금액대별 최대 30만원의 신세계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