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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조양호 회장 1주기…여전히 잡음투성이인 한진그룹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4.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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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그룹 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추모식에 불참해 갈등의 단면이 드러났고,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사수했음에도 이에 대한 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경방이 한진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향후 경영권 다툼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8일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고인의 1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고인의 부인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회장,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비롯해 그룹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추모식이 진행된 30여분 동안 조 전 부사장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초 조 전 부사장은 동생인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날 행사에 불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한진그룹 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연합뉴스]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이 연기되는 등 승계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금방 봉합될 것으로 예상됐던 내부 갈등은 지난해 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대표이사가 (선친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반기를 들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조 전 부사장은 그간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그룹 ‘우군’으로 알려진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하며 조원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완승’을 거뒀으나, 3자 연합이 여전히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경영권 다툼은 장기전에 접어든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3자 연합’은 지난 1일 한진칼 지분을 42.75%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3자 연합이 지분율을 50%까지 늘린 뒤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할 공산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자 연합이 지분 확대를 이어가자 조 회장 측도 다급해졌다. 일단 우군인 델타항공 지분율을 14.9%까지 늘리며 총 40.39%가량을 확보했고, 앞으로 지분을 추가로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델타항공이 추가로 백기사 역할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조원태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걷잡을 수 없는 ‘추락’으로도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인해 7년 만에 적자가 점쳐지는 가운데, 올해 5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임직원 70%를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추가 자금 조달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내로 상환·차환해야 하는 빚이 4조4594억원에 달하는데, 신용등급이 BBB+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회사 측은 순환휴직과 더불어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앞서 이사회를 통해 발표한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유휴 자산을 매각할 계획도 있다.

한진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법적 문제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 고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이 고문은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졌다. 또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고문은 최후진술을 통해 “모든 일이 제 부덕의 소치로,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조양호 회장이 돌아가신 이후로 잠도 못 자고 빨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도 했다. 이런 사정을 가엾게 여겨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조양호 회장은 유언으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고 당부했다. 생전에 KCGI의 공격이 시작된 상황이었기에 형제끼리 협력해 경영권을 지켜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척점에 서 있고, 회사 경영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한동안 그룹을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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