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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총선참패 사퇴…공천파동·막말논란으로 '대안세력' 인정 못받은 통합당의 앞날은
황교안, 총선참패 사퇴…공천파동·막말논란으로 '대안세력' 인정 못받은 통합당의 앞날은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0.04.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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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15 국회의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직을 내려놨다. 서울 종로 후보로 나선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서도 떨어졌다. 통합당의 총선 참패로 보수 진영의 대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15일 당 개표 상황실이 꾸려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간 것을 막지 못했다"며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고 불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끝난 뒤 상황실에서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해서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크다"며 "저와 우리 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종로 구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위원장도 총선 참패와 관련해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선거 패인에 대해선 "선거 과정 속에서 좀 변화를 해볼 수 있을까 했는데 변화하지 않은 게 결과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미진한 개혁·쇄신이 국민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의 사퇴로 인해 통합당은 황 대표뿐 아니라 조경태 후보를 제외한 당 지도부가 모두 낙선했다. 황 대표에 이어 동반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해서 비대위원장을 신속히 선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 당권 후보로는 5선 고지에 오르게 된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주호영(대구 수성갑),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조경태(부산 사하을) 후보가 거론된다.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당선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후보도 복당 후 당권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당의 참패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제기되지만, 우선 '정부심판론', '정부견제론'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 정권의 경제 실정과 국민 여론을 무시한 개혁 추진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했지만 유권자들에게 '대안 세력은 통합당'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셈이다.

통합당은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분열 양상이 심화됐다.

총선 직전에야 겨우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통합을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어김없이 잡음을 냈다. 황교안 대표도 총선 패배를 인정,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드리질 못했다"며 '미완의 통합'을 패인으로 꼽았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통합당 내에서 발생한 공천 잡음도 선거 참패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많았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 논란'에 황교안 대표의 개입 논란 등 '공천 파동'이 이어지며 당초 다짐했던 인적쇄신 노력이 희석됐다.

여기에 선거운동 막바지에 잇따라 터진 '막말', '실언' 등은 참패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황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부터 '특정 세대 비하 발언'(서울 관악갑 김대호), '세월호 텐트 막말'(경기 부천병 차명진)이 연이어 터지자, 총선 승패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수도권에서 통합당의 입지는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