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타워(두타) 매각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위기와 관련해 대규모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내놓은 뒤 자산 매각을 가속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그룹 사옥인 두산타워를 비롯해 우량 계열사들까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이 마스턴투자운용과 두산타워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타워가 1999년 두산건설이 시공해 그룹 사옥으로 자리 잡은 이후 20년 이상 그룹의 상징으로 여겨진 자산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타워의 매각금액은 대략 6000억~7000억원선이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두산은 2018년 두산타워를 담보로 4000억원께의 자금을 회사채와 담보대출로 빌린 바가 있어 매각이 완료되면 1000억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자회사로 완전합병된 두산건설의 논현동 사옥 역시 매각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부동산 외에 주요 사업부 및 계열사도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전지박 생산업체 두산솔루스는 이미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연료전지 업체 두산퓨얼셀은 시장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어서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산의 자산 매각 의지는 절실해 보인다"며 "3조원의 유동성 마련이 단순히 구상만으로 그칠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두산의 의지가 현금 확보로 쉽게 이어질 수 있느냐다. 사정이 급한 두산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우량 계열사를 더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두산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우량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그룹의 캐시카우라는 점이 고민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두산이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성장동력을 내다팔기보다는 채권단 요구에 따라 부실 전이를 막기 위한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지금 현재 자구안에 따른 자산 매각 추진과 관련해 진행중인 사안은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채권단은 이달 중순께 두산중공업 실사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오는 15일 이사회를 통해 자구안 논의를 확정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