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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버티는 정유·석화업계, 'B2C 마케팅'으로 돌파구 찾는다
보릿고개 버티는 정유·석화업계, 'B2C 마케팅'으로 돌파구 찾는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0.07.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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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을 넓히며 최종 소비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주력 제품 외에 요소수·건축자재·윤활유 등이 광고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의 요소수 브랜드 ‘유록스’의 영상 광고가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박기량·안지현 치어리더와 함께 새로운 광고를 제작했고, 지난달 1일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송출하고 있는데, 시청자들로부터 한 달 넘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조회수가 벌써 1000만뷰가 넘었다.

유록스 모델인 박기량(왼쪽)·안지현 치어리더. [사진=롯데정밀화학 제공]

중독성 있는 CM송과 춤동작이 이목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3년 연속 광고 모델로 발탁된 박기량 치어리더와 이번에 새로 합류한 안지현 치어리더에 대한 반응도 호의적이어서 광고 모델 선정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요소수는 디젤차의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에 쓰이는 촉매제로 배기가스의 미세먼지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해 대기환경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따라서 SCR 장치가 달린 디젤차는 요소수가 충분히 채워져 있어야 하며, 요소수가 부족할 시엔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SCR 장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올 들어 요소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부터 일부 경유차에 기본 장착됐던 SCR이 2년여가 지난 현재 대부분의 차량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소수 시장 자체를 화물차 수요 중심에서 대중차량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이 왔다는 분석이다. 이에 롯데정밀화학은 10ℓ 용량만 있던 기존 제품에서 3.5ℓ 용량을 새로 출시하고, 지난달부터 국내 최초로 요소수 TV 광고도 진행하는 등 마케팅 역량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중독성 강한 CM송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출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 같다”며 “광고 모델인 박기량·안지현 씨의 생기발랄한 시너지 덕분에 12년 연속 1위라는 대표성과 유록스 프리미엄 3.5ℓ 신제품의 실용성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합성수지 및 합성고무 등을 주력으로 만드는 금호석유화학은 건자재 브랜드 ‘휴그린’으로 B2C 사업을 넓히고 있다. 올해 배우 신민아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TV 광고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건자재 업체가 아닌 석화업체가 별도 B2C 건자재 브랜드를 운영하는 만큼,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산 현대 축구단의 조현우(왼쪽), 이청용이 현대엑스티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정유업계도 B2C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윤활유’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최근 정제마진 악화에 시달리는 정유업계에 있어 윤활유는 이익이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이에 현대오일뱅크가 ‘현대 엑스티어 울트라’, SK이노베이션은 ‘SK지크’ 등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 잡기에 돌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지난 5월부터 모빌리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차량관리 통합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차량관리 전문 서비스 업체 6개사(셀세모·갓차·루페스·마지막삼십분·세차왕·오토스테이)와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에너지는 제휴 협약사들과 차량관리 통합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우선 손 세차·출장세차·셀프세차·발렛파킹 등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향후 신차 중개·주차·전기차 충전 등 관련 분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에쓰오일도 지난 5월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정유사 최초로 주유소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직영주유소 각각 1곳에 무인편의점과 덴마크 핫도그 브랜드 ‘스테프 핫도그’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추가적으로 무인택배함·쿠팡 물류 허브 등 주유소 활용 유외 사업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한화토탈은 자체 생산 중인 난방유에 ‘하이신’이라는 브랜드를, SK종합화학은 자사가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에 ‘넥슬렌’이라는 이름을 각각 달고 ‘네이밍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독특한 제품명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유·석화업계가 B2C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주력사업과 연계된 또 다른 사업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