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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유서 "모든 분에게 죄송"…시민단체들 애도, "성추문 밝혀야" 의견도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0.07.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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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서가 공개됐다. 시민단체들은 박 시장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성추문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 시장의 유언장은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11시 50분 대신 공개했다. 박 시장은 전날 공관을 나오기 전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의 유언장은 공관을 정리하던 시청 주무관에 의해 발견됐다.

유언장에는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적혀 있다.

서울시 관계자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실장은 “유언장 공개는 유족 뜻에 따라야 하므로 유족들과 유언장 공개 여부를 논의했다. 그리고 유족들 뜻에 따라 박 시장의 유언장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 실장과 함께 있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족을 대신해 당부의 말을 전했다.

박 의원은 "시장과 여러 활동을 같이 하고 뜻을 모은 한 사람으로, 유족을 대신해 당부의 말을 드리려고 함께 섰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이 퍼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욱 큰 고통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 달라. 유족을 대신해서 간곡히 부탁드린다. 오후에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는 것은 공보 쪽을 통해서 장례 절차와 과정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운동가 출신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날 시민사회단체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고 생전 업적을 기리면서도 성추문 고소사건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사후에라도 성추행 의혹은 규명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 시장이 이날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그에 앞서 전직 비서에 대한 성추행 의혹도 경찰 고소를 통해 함께 불거지면서 충격이 일었다. 생전 박 시장의 본향이었던 시민단체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말을 아꼈다.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는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박 시장은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 개혁을 위해 헌신했던 활동가”라며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참여연대 창립멤버 중 한 명으로 사무처장, 상임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정확한 사실관계는 밝혀져야겠지만 성추행 관련 고소 사건 이후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면서 “그런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높은 양심과 도덕을 기대 받는 박 시장은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상임이사로 활동했던 아름다운재단과 박 시장이 창립한 비영리 민간연구소 희망제작소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애도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성단체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을 해소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대표는 “박 시장의 사망과 성추행 의혹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생전에) 피해자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전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에서 보이듯 사회 변화에 앞장서 온 사람들 안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우리 사회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시장은 살아있을 때 여성계의 움직임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그런 행동이 본인의 과오를 감추기 위함이라는 식의 판단을 하진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박 시장은 ‘서울대 우 조교 사건’ 등 역사적인 성희롱 관련 소송을 진행한 변호사”라며 “충격적이고 안타깝지만,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라면 죽음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경찰에) 고소해서 죽은 것 아니냐’는 식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며 “피고소인이 사망했어도 어느 정도의 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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