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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건너뛰고 롤러블로?…LG전자, 돌돌 마는 스마트폰 내년 출시하나
폴더블 건너뛰고 롤러블로?…LG전자, 돌돌 마는 스마트폰 내년 출시하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0.07.1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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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롤러블 TV를 만드는 회사가 왜 폴더블을 안 하겠나.”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CEO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화웨이 등이 잇따라 폴더블폰을 출시할 때 듀얼스크린폰을 내놓는 것으로 대응한 LG전자는 폴더블폰이 아닌 롤러블폰(화면이 둘둘 말리는 스마트폰)을 차기 스마트폰 폼팩터로 낙점한 듯하다.

LG전자는 TV에 이어 세계 첫 롤러블폰을 개발 중이며, 이달 중 첫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입구에 롤러블 올레드 TV 20여대로 만든 '천상천하'를 관람하고 있다. 기존의 롤업 방식 외에 위에서 아래로 화면을 펼쳐주는 롤다운 방식으로 진화된 롤러블 TV가 공개됐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롤러블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이르면 내년 초 완제품 공개를 목표로 시제품 생산 등을 준비하고 있다. 롤러블폰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개발에는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LG전자는 지난달 특허청에 ‘롤비전’이라는 이름의 모바일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추정되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LG전자의 현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이름은 2017년 G6 출시 시기에 처음 상표권을 등록한 ‘풀비전’이다. 베젤(테두리)를 줄인 대화면을 강조한 이름이다. 이로 미뤄볼 때 롤비전은 롤러블폰의 디스플레이를 명명한 것으로 추측된다.

롤러블폰 특허도 계속 내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미국특허청에 화면을 한쪽 혹은 양쪽으로 당겨 디스플레이를 확장할 수 있는 형태의 롤러블폰 디자인 특허를 취득했다. 펜 모양에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롤러블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도 등록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특허청에 등록한 디자인은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을 합친 형태다. 접힌 상태에서는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데, 이를 펼치면 태블릿처럼 화면이 커지고 그 상태에서 한 번 더 말려있는 디스플레이를 펼쳐 확장할 수 있는 식이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화면을 하나 더 붙여 반으로 접는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LG V50씽큐와 V50S씽큐를 지난해 선보였고, 올해는 디자인이 화려한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벨벳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적자를 완전히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을 받는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지난 4~5월 합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가량 줄었다는 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추정이다.

권봉석 LG전자 CEO 사장. [사진=LG전자 제공/연합뉴스]

다만 LG전자가 세계 첫 롤러블 TV를 만드는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서 선두주자인 LG디스플레이를 놔두고, 후발 경쟁사인 BOE를 협업사로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권봉석 사장은 실리를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은 BOE가 기술력에서는 밀릴지 몰라도 가격적인 장점은 확실히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BOE는 현재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를 필두로 한 중국 업계에선 모바일 OLED 패널 시장에서도 5년 후 한국을 앞지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부에서는 LG전자의 롤러블폰 출시가 공장 해외 이전에 이은 실리주의 결정으로 보고 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MC 사업부의 ‘반전 카드’인 셈이다.

롤러블폰 내년 출시설에 대해 회사 측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품이나 기술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