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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5대 금융그룹 상반기 실적 분석, 코로나·사모펀드 변수에 판도 변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7.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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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5대 금융그룹(금융지주)들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과 사모펀드 변수로 인해 순위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상반기에 대손충당금의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금융지주들은 하반기에는 위험관리가 가장 큰 숙제로 떠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별로 올해 2분기 순이익은 △KB금융 9818억원 △신한금융 8732억원 △하나금융 6876억원 △NH농협금융 5716억원 △우리금융 142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5대 금융지주들이 상반기에 대손충당금의 규모에 따라 순위가 요동쳤다. 하반기에는 위험관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5대 금융그룹별 본사 사옥.[사진=연합뉴스] 
상반기에 대손충당금의 규모에 따라 5대 금융그룹의 순위가 요동쳤다. 하반기에는 위험관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5대 금융그룹별 본사 사옥.[사진=연합뉴스] 

이어 상반기 순이익은 △신한금융 1조8055억원 △KB금융 1조7113억원 △하나금융 1조3446억원 △NH농협금융 9102억원 △우리금융 660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순이익 기준으로만 보면, 금융지주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은 상반기 전체 당기순익에서는 신한금융에 뒤졌지만, 2분기만 놓고 본다면 신한금융(8731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높다.

NH농협금융은 2분기 5716억원, 상반기 집계로도 910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상반기 순이익이 44%나 급감한 우리금융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NH농협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농협중앙회에 매 분기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 2141억원까지 포함하면 1조599억원까지 올라간다. 

반면 우리금융은 상반기 66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엔 51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2분기에 1423억원의 순이익을 쌓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의 2분기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약 7350억원)과 영업이익(약 3990억원)의 격차는 3360억원이었는데, 상반기엔 447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를 두고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사모펀드와 코로나19 대출금 등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에 따른 손실을 비이자수익으로 완화시킬 계열사가 없는 것이 순익을 갉아먹은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1790억원) 대비 44%,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6103억원) 대비 76.7% 각각 급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8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3위 자리를 지켰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코로나19 여파에서 비교적 벗어났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6876억원,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은 1조344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6%(1401억원) 증가했다. 이는 최대실적을 올린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 이익이 급증한 덕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에서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하며 그룹의 성장세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6.4% 줄어든 8731억원,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1조8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2분기 실적만으로는 KB금융에 밀려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2분기 그룹 당기순이익은 향후 자산 건전성 악화 등 미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코로나19 충당금 적립과 최근 금융투자상품 부실 이슈에 대해 판매회사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비용 집행을 위해 충당금을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당초 금융권과 증권가에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금융지주사들의 상반기 수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지주들이 대손충당금을 쌓아왔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금융지주들은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3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반기 금융지주의 순위 변화 원인은 결국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부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막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탓이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금융지주의 판도를 가른 것은 결국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부실 사모펀드 사태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충당금 1248억원, 라임펀드 판매액의 약 30% 수준인 769억원 충당금이 각각 발생했다. 지난 5월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라임, 헤리티지 신탁 판매와 관련해 판매 그룹사 이사회를 통해 선지급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응 충당금은 약 1850억원이다. 

우리금융 역시 타격이 심했다. 2분기에 DLF와 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충당금으로 1600억원, 코로나19 대출 대응 충당금으로 2375억원이 순익에서 깎여나갔다.

반면 KB금융과 농협금융은 부실 사모펀드 사태 영향에서 벗어난 덕에 2분기 관련 충담금 적립액이 크지 않았다. KB금융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충당금 2060억원을 반영했고, 농협금융은 코로나19 대비 충당금 1238억원을 쌓아놓은 수준이다.

이와 같이 5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선제적 대응과 사모펀드 부실 사태로 인한 비용처리 등으로 인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금융지주 순위 판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부터 마이데이터산업 본격화하면 금융지주들의 행보가 바빠질 전망이다. 사진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하반기 금융지주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저금리 기조 연장으로 인해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상반기엔 충당금 규모로 실적이 갈렸으나, 올 하반기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위험관리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엔 디지털 금융 혁신과 마이데이터산업도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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