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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넷플릭스가 잠식한 OTT 시장...토종 업체 대응책은?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08.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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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LG유플러스에 이어 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가 글로벌 미디어 ‘공룡’으로 불리는 넷플릭스의 손을 잡으면서 우리나라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태계가 외산 콘텐츠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계에서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시장점유율을 결정하는 만큼,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넷플릭스의 기세를 국내 OTT 업체들이 당장은 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정면 돌파보다는 다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LG유플러스에 이어 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으로 불리는 넷플릭스와 제휴하면서 우리나라의 OTT 생태계가 외산 콘텐츠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KT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3일부터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로그인과 결제 모두 간단하게 할 수 있어, KT 고객의 편의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미 IPTV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LG유플러스를 통해 입증된 만큼, IPTV 가입자가 850만명에 달하는 KT도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규 가입자 수가 1580만명에 달하는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중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해 한 번이라도 넷플릭스를 써본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66만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토종 OTT 업체인 웨이브(271만명), 티빙(138만명), 시즌(133만명), 왓챠(43만명)의 이용자 수를 압도하는 수치다.

KT와 SK텔레콤은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넷플릭스와 IPTV의 협력을 탐탁찮게 생각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먼저 계약한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증가의 효과를 보자 KT도 뒤를 따르게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넷플릭스 때문에 KT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이용자가 그만큼 이탈했다고 볼 수 있다.

자체 OTT ‘시즌’을 갖고 있는 KT는 자사 OTT의 경쟁력 약화를 감내하면서도 넷플릭스와 동맹을 선택했다. ‘콘텐츠’가 IPTV 서비스 차별화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연간 22조원을 콘텐츠에 투자하는 넷플릭스는 KT로선 놓칠 수 없는 카드였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OTT는 콘텐츠 싸움이다. A급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면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며 “넷플리스는 이제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콘텐츠 스토리지 사업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까지 제작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올레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사진=KT 제공]

정부는 지난 6월 제12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열고 2022년까지 △국내 미디어시장 규모 10조원 △콘텐츠 수출액 134억2000만달러(16조2000억원) △글로벌 플랫폼 기업 최소 5개를 목표로 지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듯 KT가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가 나올 공산이 커졌다.

김 교수는 국내 업체들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기술 투자에도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용자 환경(UX)과 인터페이스(UI)에 더 투자해야 하고, 접속과 과금도 간편화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면서 “투자에 인색하면서 ‘해외 사업자 때문에 힘들어졌으니 정부가 도와 달라’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결국 토종 OTT 업체들이 모든 것을 다 취하려하는 태도를 고쳐야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게 어렵다면, 다른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반에 콘텐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운영체제(OS) 같은 형태로 기업간온라인거래(B2B) 영역으로 숨어서 영업을 하든, 아니면 마니아층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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