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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 못찾고 전공의 집단휴진 돌입...."의대 증원 불가피" vs "의사 수 충분"
접점 못찾고 전공의 집단휴진 돌입...."의대 증원 불가피" vs "의사 수 충분"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0.08.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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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강력히 반발하는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예정대로 7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집단휴진에 나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데 이어 김강립 복지부 차관이 직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임원진을 따로 만나 집단휴진 계획 재고를 요청했지만, 양측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아 집단행동 사태를 맞게 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젊은 의사 단체 행동' 포스터.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누리집 캡처/뉴시스]

정부는 전공의를 포함해 의료계와 계속 대화하며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로서는 입장차가 워낙 커 접점 모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개원의 위주의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오는 14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여서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전협은 예고한 대로 이날 하루 동안 집단휴진과 공동행동을 진행한다.

집단휴진은 8일 오전 7시까지 하루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전체와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8곳에서 진행된다. 대전협은 전국 전공의 1만60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들은 지난 5일 "환자 안전과 수련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에 찬성하는 대한병원협회의 입장에 반대한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첩약 급여화, 교육 및 수련 커리큘럼을 고려하지 않는 의료 일원화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박능후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휴진 추진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집단휴진이나 집단행동을 논의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에 위해가 생길 수 있다"며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 뒤 대전협은 김강립 차관과 1시간 이상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집단휴진을 철회할 정도로 진전된 논의는 없었다.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후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왼쪽)과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와 대한전공의협의회 간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스에 따르면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취재진에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정책을 밀어붙일 게 아니라 의료계와 전문가를 앉혀서 어떤 요소가 부족한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공약이기 때문에 밀어붙인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엽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도 "우리는 (복지부가 10년간 증원한다는) 4000명 추산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의료가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데, 수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국민 건강권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만큼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3일 2022학년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 10년간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고, 이 가운데 3000명은 '지역의사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해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복무하는 지역의사로 육성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나머지 1000명 중 500명은 역학조사관·중증외상·소아외과 등 특수 분야 인력으로, 다른 500명은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분야 연구인력으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13만명 수준이지만 현재 활동하는 의사 수는 10만명 정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6만명과 단순비교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의료계는 현재 인구 감소율과 의사 증가율을 고려하면 의사 수는 충분하다고 반박하면서 의대정원 증원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특히 10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지역의사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의사제가 오히려 의대생의 진로 탐색과 수련 과정을 가로막는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시각차. [그래픽=연합뉴스]

의협은 지난 4일 보도자료에서 "근무 지역과 전공과목을 제한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면허를 박탈·취소하겠다는 것은 개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번 정책에는 의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와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이 부족한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빠져있다"면서 "정부는 쉬운 길을 택했고 10~20년 뒤 이 실패한 정책의 영향을 고스란히 몸으로 감당하게 되는 것은 오직 당사자인 의사와 환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도 정부의 계획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기존 의대에서 같은 교육을 하면서 선발 방식만 이원화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역의사 특별전형은 기존 의대 일반과정과 지역의사과정 학생 간에 우열의식을 만들어 사명감과 자부심 있는 지역의사를 양성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