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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아시아나 인수조건 재협의' 제안에 '최후 결정'은 정몽규 손으로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08.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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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노딜(거래무산) 가능성이 점쳐졌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의 회동 이후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동걸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협의를 제안하면서 정몽규 회장의 최후 결정에 따라 아시아나 인수합병 드라마의 결말이 좌우될 전망이다.

27일 산업은행은 전날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이 만나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하여 의견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산은 측에서 양사 회장의 만남을 제안한 것에 따른 것이다.

26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오른쪽)이 3차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 [사진=연합뉴스]

산은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이에 대한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M&A는 매수자인 현대산업개발이 매도자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을 사이에 두고 인수조건 재협상을 두고 오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당초 모빌리티그룹으로 확장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던 비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생각하지 못한 악재로 인해 어긋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현산은 지난해 12월 계약 이후 아시아나 인수금액의 10%인 2500억원의 계약금을 이미 지급했고, 유상증자를 포함해 회사채·자산담보부대출 발행 등을 통해 약 1조7600억원을 조달했다. 연간 금융비용을 따져봐도 46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올해 아시아나의 부채는 기존보다 2조8000억원이 증가한데다 항공산업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며 인수조건 재검토와 이를 위한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미 지난해 실사를 마쳤기에 추가 재실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노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실제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지난 12일부터 계약해지가 가능하며 HDC현산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뒤 통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 역시 지난 3일 기자 간담회에서 계약무산을 염두에 두고 계약 무산시 모든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전날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정몽규 현산 회장과의 3차 회동을 가질 때만 해도 계약 무산 전 마지막 입장 정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인수조건 재협의 카드를 제시함에 따라 현산의 손에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주변환경이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현산에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산의 인수 부담을 낮추고,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새롭게 투입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살펴보면, 당초 현산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상증자 납입일과 구주 취득 예정일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채권단은 현산의 유상증자 투입 자금을 7000억원가량 줄여주고, 자신들이 그만큼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아시아나항공 경영이 정상화되면 채권단의 채권이나 지분을 HDC현산이 인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계획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가격을 1조원 깎아주겠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최고경영진간 면담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고,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역시 "아직 회사에서는 어떤 방침도 나온 바 없고 회동 내용과 관련해서도 전해들은 적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제 최종 결정을 남겨둔 정몽규 회장이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그룹의 건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수조건 재협의를 통해 인수가를 낮춘다고 해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정 회장이 산은의 최종 제안을 거부하고 노딜을 선언하게 되면 2500억원의 계약금이 공중에 뜨게 된다. 산은 측에서 최종 제안을 제시했음에도 현산이 거부한 모양새가 되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더라도 현산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산이 진심으로 원했는진 확실치 않지만 자신들이 주장했던 인수가 재협상의 길이 열렸다"며 "문제는 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지난해 말과는 너무나 달라져 어떤 결말이든 상처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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